구직활동을 포기한 비경제활동인구 가운데 육아ㆍ취업준비 등 특별한 목적 없이 ‘그냥 쉰다’는 유휴 인구가 최근 3년여 만에 64%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통계청ㆍ한국노동연구원 등에 따르면 2003~2007년 1ㆍ4분기 비경제활동인구 추이를 분석한 결과 전체 비경제활동인구는 지난 2003년 1,438만명에서 올 1ㆍ4분기 1,530만명으로 6.4% 늘어났다. ‘그냥 쉰다’는 유휴 비경제활동인구는 이 기간 90만7,000명에서 148만4,000명으로 무려 63.6% 증가했다. 이들 유휴 인구는 지속적으로 일자리를 구하지 않는 ‘구직포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전체적인 고용구조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비경제활동인구의 9.7% ‘그냥 쉰다’=비경제활동인구는 사유별로 ▦육아ㆍ가사 ▦통학 ▦취업준비 ▦유휴(특별한 활동 없이 그냥 쉼) ▦기타 등으로 구분된다. 유휴 인구가 148만4,000명으로 급증함에 따라 전체 비경제활동인구에서 유휴 인력 비중도 2003년에 6.3%에서 올 1ㆍ4분기 9.7%로 치솟았다. 이 기간 동안 취업준비 비중이 2.4%에서 3.5%로 높아진 것과 비교해볼 때 특별한 이유없이 그냥 쉰다는 노동인력 증가가 매우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남성ㆍ중장년층 많아=지난 2006년 기준으로 비경제활동인구 중 ‘그냥 쉰다’는 규모는 127만7,000명이다. 이중 성별로는 남자가 80.9%인 103만명으로 가장 많았고 여자는 19.1%인 24만5,000명을 보였다. 남자를 연령대별로 보면 30~54세와 55~64세 등 한참 일할 나이 계층에서 두드러지게 증가하고 있다. 30~54세 유휴 비경제활동인구는 2003년 28만9,000명에서 2006년 35만3,000명으로 증가했다. 55~64세도 이 기간 22만5,000명에서 33만3,000명으로 증가했다. 이에 따라 2006년 기준으로 전체 비경제활동인구 중 30~54세와 55~64세 남성의 비중이 53.7%에 달했다. 이유없이 경제활동에 참여하지 않는 남성 100명 중 절반가량이 근로능력이 있는 연령대인 셈이다. ◇노동력 유휴화 문제=정성미 한국노동연구원 박사는 “현재 우리 고용시장에는 실업률이 하락하면서 동시에 비경제활동인구가 증가하는 새로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여기에는 노동력의 유휴화 문제가 담겨져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그냥 쉰다는 유휴 인구의 증가가 비경제활동인구의 세를 불리는 데 주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유휴 인구는 향후 구직포기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 구직포기자는 2003년 9만명에서 올 1ㆍ4분기 12만9,000명으로 43.3% 늘었다. 올 1ㆍ4분기 현재 그냥 쉰 채 비경제활동인구로 있는 인력이 148만4,000명이라는 점을 감안해볼 때 ‘쉰다’에서 ‘구직포기’로 바뀔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