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총리회담서 의견일치… 중국 인권문제도 언급자기부상열차 등 19개 협력문서에 서명…연내 외교차관급 전략대화 개최도 합의
입력 2006.05.23 03:11:16수정
2006.05.23 03:11:16
중국을 방문중인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22일 자신과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가,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해서는 안된다는데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인민대회당에서 원 총리와 회담한 메르켈 총리는 회담 후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자신과 원 총리가 이란문제에 대해 논의했으며 이란이 핵전력을 갖거나 대량 파괴무기를 확산시켜서는 안된다는데 합의했다고 말했다.
메르켈 총리는 원 총리에게 중국의 인권문제를 제기했다면서 "이는 쌍방간 대화에서 중요한 문제로서… (두 나라는) 앞으로도 이 문제를 계속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의 인권문제에 관한 대화 내용을 구체적으로 소개하지는 않았다.
원 총리는 양국이 "'세계의 책임 있는 전략동반자 관계'를 공동목표로 삼고 있다"면서 상호 정치대화와 협상의 강화를 위해 금년 내에 첫 외교차관급 전략대화를 개최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메르켈 총리는 원 총리와의 회담에 이어 이날 오후 인민대회당에서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과도 회담했다. 이 회담에서 후 주석은 독일이 '하나의 중국' 정책을 고수하고 있는데 대해 감사를 표시했고 메르켈 총리는 하나의 중국 정책 유지와 양국간 전략.협력 동반자관계의 지속을 약속했다.
두 나라 정부는 총리회담이 끝난 후 '제4차 중.독 하이테크 대화 포럼'을 개최하고 기술, 재정, 통신, 에너지, 문화.스포츠, 생명과학 기초연구 등의 분야에서 상호 협력하기로 하는 내용의 협력문서 19건에 서명했다.
이중에는 ▲중국 철도부와 독일 철도회사 도이체 반 간의 유라시아철로 화물운송협력 촉진 및 중국의 시속 200㎞ 이상 고속철로 운송.운영시스템 구축에 관한 양해각서(MOU) ▲중국 철도부와 독일 지멘스사 간의 6축(六軸)객차 전기기관차 기술협력에 관한 기본합의 ▲중.독 방직업 지적재산권 보호에 관한 MOU도 포함돼 있다.
원 총리의 초청으로 사흘간(시간으로는 38시간) 중국을 공식방문하기 위해 21일밤 베이징에 도착한 메르켈 총리는 베이징에 이어 방중 마지막날인 23일 상하이를 방문, 양국 기술 협력의 중요한 성과로 손꼽히는 자기부상열차를 시승할 예정이다.
상하이 시내에서 푸둥(浦東)공항까지 30㎞에 이르는 구간을 시범운행하는 자기부상열차는 독일 지멘스사 주축의 컨소시엄이 시공한 것으로서 독일은 중국이 추진중인 175㎞의 상하이-항저우(杭州)간 자기부상열차 시공권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이번의 양국 총리회담에서는 총 350억위안(약 4조1천600억원)이 투입되는 이 프로젝트에 대해 구체적인 합의나 계약은 이뤄지지 않았지만 독일의 시범 구간 시공프리미엄이 있어 상하이-항저우간 자기부상열차 시공권을 따내는데 일단 유리한 위치에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메르켈 총리는 상하이에서 중국내 종교의 자유를 부각시키기 위해 마오쩌둥(毛澤東) 통치시절 27년간 투옥돼 있다가 1976년 마오쩌둥 사망 후 석방된 진루셴(金魯賢) 상하이교구 주교도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