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 문성현(54) 대표가 자신이 다니던 회사에서 근무도 하지 않고 '생계비' 명목으로 10년 이상 금전적 지원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문 대표가 근무했던 S&T중공업(옛 통일중공업) 등에 따르면 회사 쪽은 1989년부터 이달까지 문 대표에게 생계비 명목으로 월 100여만원씩 매년 1천200만여원을 지급해왔다.
문 대표가 실제 근무한 기간은 1980∼1987년까지로, 이후에는 생산직 근로자로서 회사에 적(籍)만 둔 채 출근하지 않았고 1999년 민주노동당 창당 발기인으로 참여할 때까지 민주노총 금속연맹 상근자로 일했다.
그는 민노당 경남도당 위원장이 된 2004년 이후에도 계속 돈을 받았고 중앙당대표로 당선된 이달 10일에도 100여만원을 받았다.
노조 전임자는 단체협약 규정에 근거해 회사로부터 급여를 지원받을 수 있지만 문 대표는 금속연맹 상근 시절에도 회사 쪽과 맺은 개인적 합의를 근거로 돈을 받은것으로 확인됐다.
1980년 입사한 문 대표는 노조활동을 하다 1987년 통일중공업에서 해고당했으며 `생계비' 지급은 1989년 대법원에서 복직판결을 받은 다음부터 시작됐다.
강성 노조로 골머리를 앓던 사측은 문 대표가 복직 판결을 받자 `회사에서 일하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생계비' 지원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노당에 입당해 정치인으로 변신한 문 대표는 지금도 S&T중공업 소속 생산직노조원으로 기록돼 있다.
S&T중공업의 한 노조원은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일은 하지 않고 월급을 받는데 민노당 대표가 될 자격이 있는가"라며 비난했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도 "노동운동 시절에는 회사 노조에서 파견된 전임 노동자 성격이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정치인이 된 뒤에는 그에 맞게 처신해야 옳다"고 지적했다.
문 대표는 "재작년까지는 노동운동을 계속해서 회사에 요구하면 언제든지 복직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공당의 대표가 된 만큼 그렇게 할 수 없다"며 "조만간 회사쪽과 협의를 거쳐 이 문제를 정리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