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라크전 발발 우려 등으로 인해 `바닥 모를` 추락을 거듭하고 있는 달러는 이번 주 역시 유로 대비 약세를 기록할 전망이다. 한때 가장 안전한 투자처로 여겨졌던 달러의 가치는 최근 1년간 유로 대비 20%나 급감한 상태다. 특히 지난 주말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미국은 동맹국들의 지지를 얻어내 이라크의 대량 살상무기를 해제 시킬 것”이라는 의지를 거듭 천명하는 등 이라크전 발발이 임박했다는 조짐들이 더해지면서 유로 대비 달러는 낙폭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주말 미국 정부가 26개월 만에 신규 취업자 일자리수가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났다는 통계를 발표한 뒤 달러는 소폭 상승세를 보이기도 했으나 최근 두 달간의 일자리 감소를 메꾸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으면서 외환 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했다.
웨스트팩 뱅크의 외환 거래 전략가인 리차드 프래놀로비치는 “트레이더들은 긍정적인 고용지표에도 불구하고 달러를 보유하고 있는 것에 대해 여전히 회의적인 입장”이라고 밝혔다. 다만 엔화에 대해서는 최근 일본 정부의 `이례적인 시장 개입`의 효과로 강세 또는 강보합을 유지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실제 지난 한 주간 달러는 유로 대비 0.5% 하락한 반면 엔화에 대해서는 0.3% 상승, 120.17엔을 기록했다. 시카고에 위치한 뱅크 원 캐피털 마켓의 크레이그 래리머 수석 애널리스트는 “일본 정부는 최근 엔화 상승으로 인해 수출이 차질을 빚고 있는 상황을 심각하게 인식, 엔화 약세 유도 의지를 적극적으로 표명하고 있다”며 이번 한 주 엔화는 달러 당 122엔까지 가치가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오는 14일로 예정된 일본의 지난해 4ㆍ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발표 역시 눈여겨보아야 할 대목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일본이 지난해 소비자 지출과 기업들의 자본 투자 둔화의 영향으로 4분기 만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전문가들의 서베이 결과를 인용, 일본의 지난해 4ㆍ4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 0.4%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윤혜경기자 light@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