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ㆍ경주시 자동차 부품업체 유치전 치열

울산시와 경계를 이루는 경북 경주시가 자동차 부품업체 유치를 놓고 사활을 건 한판 승부를 벌이고 있다. 먼저 기선 제압에 나선 곳은 울산시. 2010년까지 국ㆍ시비 2,000억원, 민자 3,000억원 등 5,000억원을 들여 북구 매곡ㆍ중산동 일대 60여 만평을 자동차산업 특화단지인 오토밸리로 조성한다는 계획을 일찌감치 발표했다. 울산시는 우선 내년 6월까지 569억원을 들여 자동차 부품업체 60~100여 개사가 입주하는 매곡단지 17만 여 평을 조성하고 자동차부품혁신지원센터 등 자동차 관련 지원ㆍ연구시설을 차후 건립,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의 자동차 도시로 만들 계획이다. 하지만 경주시가 2001년 `관광산업으로만 부자도시 경주 건설이 어렵다`며 오토밸리 예정지와 인접한 외동지역에 110만 평 규모의 자동차 및 조선업종 전문공단 조성 계획을 발표하면서 비상이 걸렸다. 이는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서 매곡단지 및 외동단지까지의 거리가 비슷한 데다 매곡단지 분양가격은 평당 46~47만원인 데 비해 외동공단은 평당 25만원이어서 업체들의 매곡단지 입주 기피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설상가상 매곡단지 본격 조성에 앞서 문화재 시굴조사를 벌인 울산문화재연구원이 지난해 12월 `삼국시대 석곽묘와 주거지 등이 발견돼 정밀 발굴조사가 필요하다`고 통보해 와 공기 지연이 예상된다. 반면 경주시는 치밀한 유치전략을 세우며 업체 유치에 나서고 있다. 경주시는 홍보전단 1만장을 만들어 전국에 배포하고 전 직원들이 기업 유치에 적극 나서 지난해 12월에만 90여 개의 업체를 유치했다. 이에 대해 울산시는 외동공단의 경우 업체가 분양을 받은 후 직접 부지 조성을 하는 개별입지 방식인 반면 매곡단지는 완공된 부지에 곧바로 공장을 건설할 수 있는 지방산업단지여서 매곡단지의 분양가격이 그리 높지 않다며 분양을 자신하고 있다. 특히 울산시는 문화재 발굴로 매곡단지 조성이 늦어져서는 안 된다며 문화재 출토지역을 제외한 6만2,000평을 올 연말 우선 완공하고 분양가격도 기반시설 비용을 제외한 조성원가만 반영, 평당 35만~40만원으로 인하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매곡단지와 외동단지가 서로 장단점을 지니고 있어 어느 쪽이 비교우위를 점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면서 “두 지역 최고 결정권자의 기업하기 편한 여건 조성 의지에 따라 판가름 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울산=김광수기자 ks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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