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자인수 막자”/파격디자인 채용/판매돌풍 자신감/경영마찰은 변수기아자동차가 갈등을 접고 「최대생산·최대판매」의 기치를 다시 내걸고 정상화 작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3일부터 정상조업에 들어간 기아노조는 채권은행단이 공동 재산보전관리인으로 진임 전노동부장관과 박제혁사장을 추천키로 한데 대해 일단 수용한다는 입장이다. 기아의 재기몸짓은 오는 20일 서울 한국종합전시장(KOEX)에서 열리는 「오토 페스티벌」에서 절정을 이룰 전망이다. 이 행사에서 기아는 올해부터 내년초에 출시하는 세피아 해치백인 「슈마」, 미니밴형인 「카니발」 등 8개 신모델을 동시발표, 재도약하는 모습을 대내외에 선포할 방침이다.
자동차 업체의 신차발표회는 보통 1개차종으로 열리는데 기아처럼 한꺼번에 여러차를 내놓는 것은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거의 없는 일.
기아 경영진들도 빠른 시일내에 경영을 정상궤도에 올려놓아 그동안의 치욕을 씻어내겠다는 의욕을 표출하고 있다. 유영걸 기아자판사장은 『기아의 정통성을 유지하는 길은 좋은차를 만들고 많이 팔아 빠른 시일안에 변모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예상과 달리 기아가 발빠른 행보를 보이는 것은 경영정상화 만이 제3자인수를 막는 유일한 방안이라는 것을 받아들인 것으로 볼 수 있다.
기아자동차 일반직 사원과 노조로 구성된 「범기아정상화추진 비상대책위원회」가 4일 진 전장관의 관리인 선임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표명을 하려던 기자회견을 돌연 취소한 것은 이런 분석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 더 나아가 지난 7월 15일 구성된 비대위는 조만간 활동을 중단, 해체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기아 경영진과 노조의 의지에는 신차에 대한 강한 자신감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 특히 세피아 해치백 슈마와 미니밴 카니발은 파격적 디자인과 성능으로 자동차시장에 돌풍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물론 과제는 많다. 박사장-진 전장관에 이어 4일 자금관리단장에 산업은행 김재권 부장이 내정, 「한지붕세가족」체제를 어떻게 끌고나갈 것이냐는 점이다. 특히 인사권 등 경영의 중심을 누가 갖느냐에서 부터 노조와의 단협 재계약문제, 다시 정부와 채권단이 제3자 인수추진을 꺼낼 경우 발생할 노조의 반발등도 과제. 또 5일 실시되는 노조위원장 선거에서 누가 당선되느냐도 기아호의 향배에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정승량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