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갈등 넘어 '화합의 성지순례'

KBS 수요기획서 '삼소회' 18일간의 여정 방영


가톨릭, 불교, 불교의 여성 성직자들이 모인 ‘삼소회’ 회원들이 최근 전세계 성지순례를 마쳤다. 종교간 화합과 평화를 추구하는 삼소회의 의미 만큼이나 그들이 보여 준 행보는 각별했다. 종교간의 분쟁으로 세계 곳곳이 피로 얼룩지는 요즘, 이들의 여정은 종교갈등 극복과 함께 인류 화합의 조건을 제시했다는 평가까지 받았다. KBS 1TV 수요기획에서는 이들의 성지순례를 따라간 ‘공행(共行): 18일간의 아주 특별한 여행’을 15일 밤 12시 방송한다. 전세계 종교성지에서의 대대적 환대와 함께 이들이 직접 실천한 18일간의 작지만 의미있는 평화를 보여준다. 프로그램은 이들이 처음 도착한 인도에서 시작한다. 이 곳에서 삼소회는 티벳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를 만난다. 달라이 라마는 이들에게 다른 종교의 성지를 순례하는 것이야말로 종교 화합의 기본이라고 말한다. 삼소회는 또 인도 최하층 계급인 불가촉 천민(수드라) 마을을 방문해 생활필수품과 학용품을 전달한다. 다음 순례지는 영국. 지난해 7월 자살폭탄 테러의 상처가 남아 있는 런던을 방문해 희생자를 추모하며 폭력 없는 세상을 기원한다. 이 곳에서 이슬람 지도자를 만나 테러 종식과 종교 화합에 대한 진지한 대화를 나눴다. 또 영국 성공회의 성지인 켄터베리 성당을 찾아 함께 평화의 성가를 부른다. 기독교 성지이자 분리장벽이 가로막고 있는 예루살렘도 찾는다. 예수님이 사형선고를 받은 빌라도 재판정 건물에서 삼소회 회원들은 통곡이 나오더라며 인도의 불교성지에서 부처님이 처음 깨달음을 얻은 마하보디 대탑을 돌 때와 심정이 비슷했다는 말을 남긴다. 마지막으로 이들은 이탈리아 바티칸을 방문한다. 우연히도 정진적 추기경이 한국의 두 번째 추기경으로 임명된 날이었다. 베네딕토 16세가 추기경을 임명했던 그 때, 삼소회 회원들은 자리 맨 앞에 앉아 순례객들과 함께 박수 치며 환호했다. 이들의 성지순례가 막을 내리는 순간이자, 전세계인들에게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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