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주가가 오른다고는 하는데‥‥. 혹시 덜컥 투자했다가 손해를 보는 건 아닐까”
이런 고민에 빠져있는 투자자들은 이르면 이 달 중에 선보일 `주가지수연계채권(ELN, Equity-Linked Notes)`에 관심을 가져 볼 필요가 있다. 원금은 물론 주가 흐름에 따라 확정된 수익률을 보장하는 상품이기 때문이다.
최악의 경우에도 원금을 건지고, 주가가 오르면 증권사가 보장한 수익률을 덤으로 얻을 수 있다.
최근 ELN을 투자상품으로 인정하는 내용의 증권거래법 시행령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삼성증권ㆍLG투자증권ㆍ대우증권 등 장외파생상품 거래인가를 받은 증권사마다 ELN상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수가 바닥에 다달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크게 떨어져 앞으로는 상승가능성이 큰데다 금리마저 계속 하락하고 있어 새로운 투자상품으로 인기를 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ELN이란=ELN은 주가지수(KOSPI)의 움직임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신종 금융 상품이다. 통상적으로는 ELN으로 불리지만 국내에서는 증권거래법 시행령에서 ELN을 유가증권으로 규정함에 따라 채권(Notes)이 아닌 증권(Securities)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지난 80년대 후반 미국에서 개발된 이후 파생상품 시장의 발전과 함께 맞춤형 상품에 대한 투자자들의 욕구, 그리고 저금리 기조의 정착이라는 환경에서 개발된 증권상품이다. 국내에서도 이런 기조가 정착되고 수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어 ELN 시장이 발전하기에 적합한 환경이 됐다고 증권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이 상품은 은행에서 지난해 말부터 판매되고 있는 `주가지수연동정기예금(ELD, Equity Linkd Deposit)`과 비슷한 특징을 갖추고 있다. 은행권에서 판매되고 있는 상품은 투자 원금 중 일부를 원금이 보장되는 이자율로 정기예금에 넣은 뒤 나머지 돈으로 주가지수 옵션 등에 투자한다. 만기 시 예금 원금은 보장하면서도 이자수익을 가지고 주가지수에 연동해서 추가 수익을 내는 구조로 운영되는 것이다.
ELN은 정기 예금이 아닌 채권에 주로 투자한다는 점이 다르다. 즉 채권 투자를 통해 원금을 보장하고 나머지는 지수에 연동된 파생 상품에 투자해 추가 수익을 내는 구조다.
◇어떻게 투자하나=만약 투자자가 수익률 10%를 보장하는 ELN 상품에 1,000만원을 가입할 경우 해당 증권사는 각종 채권의 수익률을 고려해 원금 보장이 가능하다고 판단되는 금액인 950만원을 채권에 투자한 뒤 나머지 금액을 가지고 주가지수 옵션ㆍ선물 등 파생상품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운용한다.
파생 상품 투자에서 이익이 날 경우 투자 수익을 덤으로 돌려 받을 수 있고 반면 파생상품에서 손실이 나도 원금으로 투자한 1,000만원을 돌려 받을 수 있다.
앞으로 ELN상품은 장외파생상품 거래 허가를 받은 삼성ㆍLGㆍ대우ㆍ굿모닝신한ㆍ동원ㆍ하나증권 등 6개사에서 판매될 예정이다.
ELN과 같은 효과를 내는 펀드 상품도 이미 판매되고 있는 만큼 이에 가입하는 방법도 고려해 볼만 하다. 다만 수수료가 차이가 날 수 있는 만큼 이를 면밀히 파악해 선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현재 판매중인 지수연동형펀드(ELF, Equity-Linked Fund)는 개별 펀드 내에서 70%를 국고채와 우량 회사채에 투자해서 원금을 보존한 뒤 주식과 장외파생 상품에 투자해 추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구조로 설계돼 있다.
◇투자시 고려사항=ELN에 투자할 때는 우선 해당 상품의 수익구조를 명확히 파악해야 한다. 외국의 경우 ELN이 거래소 시장에 상장되어 운영되기 때문에 해당 상품에 대한 시장의 평가를 잣대로 판단할 수 있지만 아직 국내에서는 ELN의 상장 여부가 확정되어 있지 않아 상품간 우열을 구별 짓는 것이 쉽지 않다.
아직까지 증권사들은 상품명ㆍ종류ㆍ수익구조ㆍ가입 한도 등을 구체적으로 발표하지 않은 상태다. 그러나 업계에선 은행권에서 판매되고 있는 상품과 마찬가지로 만기일의 주가지수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거나, 가입 기간 중 주가지수가 한번이라도 일정한 수준 이상을 웃돌 경우 수익금을 주는 형태의 상품이 주종을 이룰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증권사가 제시하는 목표지수가 어느 정도인지, 목표수익 초과 분에 대한 가중치가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를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특히 옵션과 같은 파생상품을 결합시킨 상품 구조를 가지고 있어 이를 운용할 수 있는 전문적인 시스템과 인력을 가진 증권사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와 함께 가입시점을 제대로 선정하는 것도 중요하다. 가입시점을 언제로 잡느냐에 따라 올릴 수 있는 기대 수익률이 천차만별로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ELN은 처음 상품 가입 시 약정한 목표 수익률에 도달할 경우 추가적인 지수 상승 부분에 대해서는 수익을 포기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따라서 ELN 상품은 가능한 주가지수가 낮은 시점에 가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김정곤기자 mckids@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