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戰 카운트다운/FRB 연방금리 현행 유지] “상황 불확실” 통화정책 판단 유보

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전쟁 직전 통화 정책에 대한 판단을 유보했다. FRB는 18일 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연방기금금리를 변경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미국의 은행간 단기금리는 41년만에 최저인 1.25%를 유지하게 됐다. 하지만 FOMC는 향후 금융정책 기조에 대한 판단을 내리지 않았다. FRB는 이날 발표문에서 “유가 프리미엄과 지정학적 불확실성으로 경제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며 “불확실성이 해소될 때까지 판단을 유보하며, 경제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FRB는 2000년부터 정기 FOMC 회의 후에 정책기조를 `긴축(tightening)`, `완화(easing)`, `중립(neutral)`등의 세가지로 구분, 향후 금리 정책 추이를 가늠케 하는데 금융정책 기조를 밝히지 않은 것은 처음이다. FRB가 정책 기조 판단을 유보한 것은 FRB 내에 금리 인상파와 인하파의 견해가 팽팽히 대립하고 있고, 이에 따라 이라크 전쟁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가라앉을 때까지 경제 상황을 지켜보자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전쟁 상황이 악화될 경우 다음 FOMC가 열리는 5월 6일까지 한달 보름의 긴 시간이 남아있기 때문에 중도에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있다. 이에 반해 전쟁이 조기에 종식될 경우 또다른 경제 상황에 직면해야 하기 때문에 이번은 넘어가기로 한 것으로 풀이된다. 웰스파고은행의 손성원 부행장은 “FRB가 전쟁이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말한 것”이라며, “금리를 내릴 경우 워싱턴에서 FRB가 전쟁 실패를 예단한 것이 아니냐고 반발하고, 경제적으로 충격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그대로 둔 것”이라고 분석했다. 따라서 앞으로의 금리 정책은 전쟁 여부와 국제 유가의 전쟁 프리미엄의 방향에 달려있다. 전쟁이 끝난 후에도 미국 경제의 어려움이 올 상반기까지 이어질 전망이고, 유럽과 일본 경제 여건이 악화되고 있으며, 또다른 테러, 북한 핵 문제들이 남아있기 때문에 FRB의 차후 금리 정책은 유동적인 상황이다. <뉴욕=김인영특파원 in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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