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對中정책'대립'서'협력'으로?

폴슨 재무 "中은 경쟁자 아닌 동반자…무역보복 반대"
환율 자유화 등 강도 높은 경제개혁도 촉구
美의회는 강성기류 여전… 충돌가능성 남아


헨리 폴슨 미 재무장관이 13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 있는 재무부 청사 캐시룸에서 가진 연설에서 중국과의 협력을 강조하고 있다. /워싱턴DC=AFP연합뉴스

헨리 폴슨 미국 재무장관이 중국에 대한 무역보복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는 미국의 전방위 대중압박 정책의 변화를 의미하는 것으로 앞으로 미국이 중국과 '대립'보다 '협력'에 힘을 쏟을 전망이다. 하지만 의회를 중심으로한 강성기류가 만만치 않아 미ㆍ중 충돌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폴슨 장관은 13일(현지시간) 미 재무부 청사 캐시룸에서 행한 연설에서 "중국은 미국의 경쟁자가 아니고 동반자"라며 "미국은 빠르게 성장하면서도 안정적인 상황을 유지하는 중국과 이해관계를 같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중국이 미국을 추월하는 것을 걱정하기 보다는 중국이 개혁에 실패하는 것을 걱정해야 한다"면서 "중국을 때리는(bash) 것보다는 압력(press)을 가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폴슨 장관은 위안 환율에 대해 "장기적이며 포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해 미국의 향후 대중 환율 압력이 다소 완화될 것을 시사했다. 폴슨 장관의 이 같은 발언은 그동안 '강경' 일변도로 치닫던 미국 통상정책의 물줄기가 '유화' 쪽으로 방향이 전환 될 것이라는 분석을 낳고 있다. 폴슨 장관은 또 "중국은 몇 가지 중대하고 시급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면서 "중국 경제의 통제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시장 중심의 제도들을 조속히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 정부가 광범위한 시장 개혁에 나서지 않을 경우 경제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할 우려가 있다"고 경고하면서 금융 회계 및 감독 정책, 환율 자유화, 지적재산권 보호 강화 등 경제 전반에 걸친 강도 높은 개혁을 중국 정부에 촉구했다. 폴슨 장관은 "미국내 반중국 정서가 점차 확산되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위안화 문제가 불공정 경쟁의 상징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데 대해 중국이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 의회도 "폴슨이 16일 방중에서 빈 손으로 돌아올 경우 강력한 보복조치를 단행할 것"이라며 강한 경고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찰스 슈머(민주) 상원의원과 린지 그레이엄(공화) 상원의원은 "중국이 끝내 위안 가치를 현실적으로 더 높이지 않을 경우 미국에 수입되는 중국 제품에 27.5%의 보복관세를 부과한다"는 초강력 보복조치를 담은 '대중환율보복법'을 공동제출했다. 상원은 이달말까지 중국측의 성의있는 조치가 없을 경우 이 법안을 표결처리할 방침이며, 이 경우 민주ㆍ공화 양당의 충분한 지지로 통과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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