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산하기관 도덕적 해이 심각

빚더미 떠안고도 성과급 잔치에 고용세습까지
총부채 9조 육박하는데 최고 22억 성과급 지급
경기관광공사 등 4곳은 고용세습 관련 단협 맺기도

경기도 23개 산하기관의 총 부채가 9조원에 달하는데도 최고 수십억원에 달하는 성과급을 지급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민홍철(민주통합당) 의원이 22일 경기도 국정감사에 앞서 배포한 자료에 따르면 도 23개 산하기관의 총 부채규모(2012년 기준)는 8조8,687억원에 달한다.

이는 2011년 대비 1조3,940억원이 증가한 수치다. 경기도시공사를 비롯해 경기신용보증재단, 경기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 경기도의료원, 경기평택항만공사 등 15곳은 전년대비 부채가 증가했다.

산하기관 전체 부채가운데 경기도시공사 부채가 95%(1조3,446억원)로 가장 심각한 수준이다.

민홍철 의원은 "산하기관의 총부채가 9조원에 이르고 지난해에만 1조3,000억원이 증가했는데도 성과급은 오히려 8,000만원이 늘어나는 등 경기도 산하기관의 '도덕적 해이'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기관별 성과급은 경기도시공사가 22억1,000만원으로 가장 많고, 경기관광공사 2억4,000만원, 경기평택항만공사 4,800만원, 경기신용보증재단 7억5,000만원, 경기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 2억6,000만원 등이다.

민 의원은 "경기도가 최악의 재정난을 겪는 상황에서 산하기관에 대한 수십억원의 성과급 지급이 도민 정서와 상식에 맞는지 의문"이라며 "합리적인 평가기준을 마련해 산하기관의 부채와 성과급 관리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경기도의료원, 경기도시공사 등 공공기관 4곳은 단체협약에 '고용세습'을 명문화했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이노근(새누리) 의원이 경기도로부터 제출 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경기도의료원, 경기관광공사, 경기도시공사, 경기도문화의전당 등 도 산하 4개 기관이 고용세습과 관련한 단협을 맺었다.

이들 기관의 단협은 '업무상 재해로 퇴직이나 순직한 경우 직계가족이나 피부양가족 등을 우선 채용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화성도시공사, 수원시설관리공단, 의정부시설관리공단, 파주시설관리공단, 양주시설관리공단, 안성시설관리공단 등 경기도 시ㆍ군 산하 6개 기관도 비슷한 조항을 단협에 포함하고 있다고 이 의원은 설명했다.

이 의원은 "고용세습은 귀족노조의 전형으로 다수 취업희망자를 좌절하게 하고 사용자의 인사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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