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산업 디자인전 재벌 잔치인가

◎41개수상작중 대통령상 등 21개 휩쓸어/중기선 “통산부 등 디자인지도 속빈강정”우수디자인(Good Design)전이 대기업의 잔치로 변모되어 가고 있다. 9일 중소업계에 따르면 지난 4일 개막된 「97 우수산업디자인전」의 경우 41개 수상작중 대통령상을 비롯해 21개의 큰상은 재벌계 대기업이 휩쓴 것으로 밝혀졌다. 중소업계는 재벌그룹이 아닌 개별 대기업까지 포함하면 대기업의 수상은 70%에 육박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대기업의 수상비중은 55.8% 였다. 중소업계는 또 대통령상 국무총리상 통상산업부장관상 등 큰 상의 대부분을 대기업이 차지하고 있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실제 대통령상은 현대자동차가 출품한 스포츠카 티뷰론이 차지했으며, 국무총리상은 대우자동차의 레간자가 수상했다. 또한 8개의 통상산업부장관상은 해태전자, LG전자, LG전선, 현대자동차, 쌍용자동차 등 재벌기업이 독차지하다시피 했다. 특히 LG전자는 전체 41개 수상작중 6개나 차지했으며, 현대자동차도 2개를 수상했다. 이같은 우수산업디자인 수상작의 대기업 편중현상은 해가 갈수록 심화하고 있으며 상대적으로 중소기업들에 박탈감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중소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소기업들이 많은 비용을 투자해 우수산업디자인전에 참여하고 있는 것은 기업인지도 제고및 마케팅효과를 겨냥한 것』이라면서 『이처럼 대기업이 상을 휩쓴바람에 산업디자인 개발에 대한 중소기업의 의욕이 떨어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디자인진흥원은 중소기업의 디자인 개발력이 부족해 해마다 수상작이 적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해명하고 있지만 이는 결국 통산부와 디자인진흥원의 중소기업에 대한 디자인 지도사업이 속빈 강정임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강조 했다.<고광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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