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LED 특허전쟁' 내달 변곡점 맞나

오스람, 기업공개 앞두고 기업 가치 높이기 노림수… 상장이후 訴취하 가능성


오스람이 삼성LED 등 국내 업체들과 벌이는 특허 소송 전쟁이 오는 9월께 변곡점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오스람이 국내 LED 회사에 특허소송을 제기한 것은 상장을 앞두고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포석이기 때문에 유럽 증시 상장 이후 삼성LEDㆍLG이노텍 등과 벌이고 있는 특허소송이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오스람과 삼성LEDㆍLG이노텍 등은 전체 6건에 달하는 특허침해와 특허 무효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 이번 특허 전쟁은 지난 6월 오스람이 삼성LED와 LG이노텍ㆍLG전자 등을 상대로 미국과 독일에 '특허침해 금지 및 손해배상 청구'와 '미국 내 수입금지 소송'을 내면서 시작됐다. 특히 오스람 측은 소송 제기 이후 전세계 언론에 특허 소송을 알리면서 오스람이 보유한 특허의 가치를 부각시켰다. 이에 삼성LED가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특허침해 금지 및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하면서 맞서자 LG이노텍도 오스람 측에 한국 내 수입금지 소송을 제기했다. LED 업계는 표면적으로는 실타래처럼 얽힌 특허 소송전의 해결 가능성이 크지 않아 보이지만 오스람의 독일 증시 상장 이후에는 소송을 취하하는 형태로 해결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업공개를 앞두고 소송 제기 사실을 대대적으로 알려 기업 가치를 높이려는 전략이 실제 상장 이후에는 득보다는 실이 더 클 수 있기 때문이다. LED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미 오스람은 유럽특허청에서 화이트컨버전 특허에 대해 무효 판정을 받은 바 있다"며 "특허 소송전에서 패소하게 되면 특허에 대한 권리를 행사할 수 없을 뿐 아니라 패소 측이 소송 비용까지 부담해야 하는 만큼 실제 재판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전망했다. 화이트컨버전 특허는 기존의 녹색으로만 생산하던 LED를 주광빛을 띨 수 있도록 만든 기술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특허소송을 진행할 때 여러 개의 소송을 한꺼번에 제기할 경우 소송 결과가 오히려 늦게 나오게 된다"며 "오스람 측이 미국과 독일 법원 등에 동시에 제소한 것은 빠른 결과보다는 특허 소송 자체를 오래 동안 지연시키려는 의도가 크다"고 전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오스람 측의 소송 전략에 휘말린 삼성LED와 LG이노텍이 전세계를 상대로 톡톡한 홍보효과를 얻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전세계 전구 시장에서 선두업체인 오스람이 삼성LED 등을 대상으로 소송을 벌인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내 업체들이 소비자들에게 회사 존재를 알리는 효과를 얻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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