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같은 놈. 개보다 못한놈.…』 고층빌딩 위로 시원하게 오줌이나 누러 올라갔던 칠수와 만수는 저 아래 바쁘게 살아가는 인간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넌 왜 개미처럼 일만하고 사냐, 바보야. 넌 왜 등쳐먹고 사냐, 등신아』 마치 세상 꼭대기에서 신선노릇하듯 그들은 그렇게 말한다.기지촌 출신의 껄렁한 칠수, 농삿일이 지겨워 고향을 등진 만수. 극단 연우무대의 고정레퍼토리 「칠수와 만수」가 3월28일까지 연우소극장에서 공연된다. 86년 문성근·강신일 주연의 초연 이후 네번째 공연이다.
고층빌딩에 매달려 페인트칠을 하는 칠수와 만수의 극히 일상적인 대사, CF같은 속도감은 요즘같아선 새로울 게 없다. 그래도 IMF, 가족동반자살, 거리로 내몰리는 세입자들의 이야기들이 언론의 사회면을 장식하는 시대라 빌딩 꼭대기에 서서 어쩔 수 없이 떨어지기를 강요받는 칠수 만수의 외침이 각별할지 모르겠다. 임병수(칠수)·유연수(만수)등 1팀이 먼저 무대에 서고 신덕호(칠수)·이용규(만수)등 2팀은 준비중이다. 오종우·이상우 작, 공동연출.
공연시간은 화~목 오후7시30분, 금 오후4시30분·7시30분, 토~일 오후3·6시 (02)744_70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