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유동성 몰려 亞 채권시장 초강세


글로벌 유동성 아시아 채권시장으로 몰리면서 채권금리 급락

글로벌 유동성이 아시아 채권시장으로 몰리면서 각국이 홍역을 앓고 있다. 글로벌 자금 유입으로 채권 공급에 비해 수요가 급증하면서 금리가 연일 폭락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국고채 20년물은 이틀새 무려 0.21%포인트나 떨어졌다. ★관련기사 4면

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외국들의 채권매수가 급증하면서 국내 시장에서 채권금리가 크게 떨어졌다. 국고채 20년물 금리는 이날 하루 0.08%포인트가 하락한 4.66%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국고채 20년물은 이틀동안 무려 0.21%포인트(21bp)가 급락했다. 국고채 5년물도 전날 0.04%포인트에 이어 이날 0.11%포인트가 추가로 하락하는 등 주로 장기물 금리가 많이 하락했다.

최근 채권시장 금리하락을 주도한 것은 외국인이다. 룩셈부르크와 미국, 중국 등 글로벌 시장의 큰 손들은 지난 10일 국고채 중심으로 1조2,600억원을 순매수한 데 이어 19일에는 1,800억원을 순매수했다. 19일에도 같은 규모를 사들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최근 기관들도 동반 매수에 나서면서 금리를 크게 떨어뜨리고 있다.

외국들이 채권을 사들이는 것은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국가들의 경제와 재정 상태가 선진국에 비해 양호해 투자메리트가 있는데다 세계 최대 외환 보유국인 중국이 최근 외화 포트폴리오에 변화를 주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채권 중에서도 1년 내외의 단기물보다는 장기물에 대한 가격이 올라가고 있다.

과거에는 재정거래 차익을 노린 단기 투자자금이 대부분이었지만 이제는 원화 강세를 예상하고 환차익과 채권투자이익을 모두 얻겠다는 장기 투자자금이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상황은 일본도 마찬가지. 도쿄 주식시장에서 이날 오후 3시 현재 5년물 국채의 수익률은 전일 0.273%에서 0.264%까지 떨어져 지난 2003년 이래 최저치를 경신했다. 2년 만기 국채의 수익률도 전일 0.124%에서 오후 3시 현재 지난 2005년 이래 최저치인 0.119%로 낮아졌고, 10년 물 국채의 경우도 전일 0.940%에서 0.937%로 떨어진 상태다. 앞서 지난 13일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0.99%를 기록, 7년만에 1% 아래로 떨어진 바 있다.

엔화표시 채권에 대한 해외 수요급증으로 엔화 치도 동반 상승했다. 엔화는 이날 오후 3시 전날 달러당 85.39엔에서 85.19엔까지 떨어져 15년래 최저치인 지난 11일의 84엔대에 바짝 다가섰다.

정임보 대신증권 연구원은 “경기불활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한국 등 아시아 시장의 상대적 성장성이 높아지면서 글로벌 유동성이 아시아 채권시장으로 몰리고 있다”며 “환율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것도 채권시장에 우호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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