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기아차 '2015년형 K7'

안전·편의장치 보강… 고속에서도 조용
낮은 시내주행 연비는 흠


기아자동차의 준대형 세단 'K7'은 올 들어 9월 말까지 1만6,267대가 팔렸다. 지난해보다 15% 가량이나 줄었다. K시리즈의 전반적인 부진이 K7에서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더욱이 동급차인 현대차의 '아슬란' 출시로 집안 싸움까지 예상돼 상황은 더욱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기아차는 최근 K7의 연식변경 모델이자 2015년형 모델을 새롭게 출시했다. K시리즈의 부활 없이는 내수 부진 탈출도 불가능하다고 판단, 고객들의 요구 사항을 적극 반영해 판매량을 끌어올리겠다는 조치다.

지난 주말 2015년형 K7의 3.3리터 최고급 트림(세부 모델)을 몰고 서울 마포와 인천 문학동을 왕복했다.

일단 디자인은 한 눈에 봐도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느낌이 그대로 살아있다. 앞유리는 자외선 차단 글라스가 적용됐으며 앞좌석엔 통풍시트를 적용해 여름철 장거리 운전자들을 배려했다. 또 내부에는 우드그레인 인테리어로 준대형차 특유의 안정감과 고급스러움을 대폭 살렸다.

본격적인 주행에 들어가자 가솔린 특유의 경쾌한 엔진 소리가 귀를 자극했다. 유류비 절감과 연비 효율에 대한 관심 때문에 수입차 시장에서는 디젤이 70%에 육박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아직까지 '고급차는 역시 가솔린'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준다. 또 뻥 뚫린 고속도로에서 시속 120㎞ 이상 속도를 내도 상당한 수준의 정숙성이 유지된다. 지나치게 딱딱하지도 너무 출렁이지도 않는 서스펜션의 느낌도 좋다.

안전사양도 다양하다. 4개의 카메라로 차량의 주변 상황을 조감도처럼 내려다 볼 수 있는 '어라운드 뷰 모니터링 시스템'이 장착된 것이 눈에 띈다. 사각지대에서 차량이 접근하면 사이드 미러에 노란 경고등이 들어와 접촉 사고를 피할 수 있다. 또 부지불식 간에 차선을 벗어날 경우 바로 시트가 진동, 운전자에게 원래의 차선으로 복귀하라는 경고를 보내는 장치도 있다.

다만 10.4㎞/ℓ인 복합연비가 시내주행에서는 6~7㎞/ℓ 수준까지 떨어지는 것은 아쉽다. 연비 효율을 특히 중시하는 고객이라면 감안해야 할 부분이다.

2.4ℓ, 3ℓ, 3.3ℓ 등 세 가지 엔진으로 판매되는 2015년형 K7의 가격은 2,960만~3,950만원이다. 다양한 편의사양과 안전장치를 추가했음에도 가격은 오히려 트림별로 62만~244만원이 인하됐다. 공격적인 가격 정책을 통한 'K시리즈 띄우기'에 대한 기아차의 의지를 그대로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