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23(수) 17:06
한화그룹(회장 김승연·金昇淵)은 23일 한화에너지와 미국 AES사가 진행해 오던 발전부문 매각 계약이 백지화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한화에너지는 지난 5월28일 발전부문을 AES에 8억7,000만달러에 양도키로 계약을 체결했으나 AES가 프로젝트 파이낸싱을 위해 필요한 조항들을 계약에 추가해 달라는 무리한 요구를 계속해 계약이 결렬됐다고 설명했다.
AES가 자금조달을 위해 한화측에 한국전력이 요금지불 등 전력수급 계약상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정부 또는 금융기관이 보증하고 불가항력의 원인으로 장기간 발전소 가동을 중지할 경우 한국전력이 발전소를 매입할 것을 요구해왔다.
한화측은 이들 조항이 현실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어서 계약을 유지하기 어려워 파기할 수 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한화에너지는 계약이 파기됐지만 발전사업 부문이 계속 흑자를 내고 있는 핵심사업이기 때문에 그동안 인수에 관심을 보였던 국내외 회사들과 다시 협상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화는 한화에너지의 경영권을 인수키로 한 현대정유측과 협의를 거쳐 매각 협상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한화에너지는 AES에 대한 발전부문 매각 계약 백지화로 지난 7월 임시주총시 영업양도에 반대의사를 표시한 주주들의 매수청구권 결의가 원인무효됨에 따라 주주들에게 이같은 사실을 알리는 한편 후속조치를 증권당국과 협의할 방침이다.
<해설>
한화에너지와 미국 AES의 발전부문 매각계약 백지화는 국제통화기금(IMF)관리체제 이후 최대규모였던 해외매각작업이 무산된 것이어서 충격을 주고 있다.
한화에너지 발전부문의 매각 백지화 선언은 한화그룹으로서는 그룹 전반에 걸친 구조조정 작업에 차질을 예고하는 것으로 한화그룹 뿐만아니라 해외에 계열사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다른 기업들에도 상당한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화그룹은 지난 5월 AES와 8억7,000만달러에 발전부문의 매각 계약을 체결할 때 만해도 그룹부채를 3조원 이상 줄이는 것은 물론 그룹 구조조정작업의 핵심인 한화에너지 정유부문의 매각 추진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이번 계약해지로 그룹의 구조조정 작업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이번 계약파기의 주된 원인이었던 AES의 요구는 정부나 금융기관, 한전의 동의없이는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으로 한화측으로서는 불가항력적인 상황이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다만 한화그룹은 구조조정의 최대 관건인 한화에너지 정유부문의 경영권을 현대정유측에 넘기기로 합의가 돼있어 이번 계약 파기로 그룹경영이 크게 흔들리지는 않을 전망이다.
한화그룹은 한화에너지 정유부문의 경영권을 인수키로 한 현대측과 발전부문 양수도에 관한 협의를 할 방침이어서 현대측의 대응이 주목된다.
현대로서는 현대중공업이 발전설비부문에서 한국중공업과 일원화를 추진하고 있으나 객관적으로 시장지배력이나 기술력에서 뒤지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어 경영권 박탈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어서 양측의 이해가 맞아 떨어지고 있다.
그러나 한화에너지의 정유부문과 발전부문을 모두 양도하려면 30억달러 이상의 자금이 필요해 현실적으로 채권단의 부채조정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한화에너지 매각 협상은 장기화될 가능성도 높다.【채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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