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양균 기획예산처 장관은 사회간접자본(SOC)건설 등 경제분야에 정부 예산을 많이 투입한다고 해서 경제성장에 기여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변 장관은 지난 13일 기획예산처 MPB홀에서 '인구고령화와 재정운용방향'을 주제로 열린 세미나에서 "향후 복지분야 재정지출이 늘어나는 것만 갖고 분배우선 정책이라고 평가하는 것은 곤란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변 장관은 "복지예산과 경제예산 가운데 어느 쪽이 성장에 기여하느냐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으나 분명한 것은 어디에 쓰든 효율적으로 지출하는 것이 성장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부가 세우고 있는 중기재정집행 방향은 정부 예산이 효율적으로쓰이도록 하겠다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말했다.
변 장관은 "예를 들어 경부고속철도 이용률이 50% 수준에 머물러 당초의 예상 80%에 훨씬 못미치고 있는데 이는 결국 30%만큼의 예산을 낭비한 것으로 볼 수 있는것"이라면서 "SOC를 무조건 많이 건설한다고 해서 경제가 좋아지는 것은 아니며 적자를 내면 경제성장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중기재정방향에서 경제분야 예산이 줄어든다는 것은 건설교통부의 관련예산이 줄어든다는 뜻이지, 전체 SOC에 대한 투자금액이 줄어든다는 뜻은 아니다"면서 "민간 자금으로도 SOC는 얼마든지 건설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서 문형표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주제발표를 통해고령화가 현재의 추세로 진행될 경우 노동 및 자본투입 증가로 잠재성장률이 급격히하락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총출산율이 1.19명을 유지하고 총요소생산성 증가율이 2%라고 가정하면 현재 5%대인 잠재성장률이 빠르게 하락, 2020년대에는 3.56%, 2030년대에는 2.25%, 2040년대에는 1.38% 수준으로 떨어진다는 것이다.
또 장기적으로 재정지출 규모도 커져 지난해 전체 공공기지출에서 노인인구 관련한 지출이 12.8%이던 것이 오는 2050년에는 55.2%, 2070년에는 61.0%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 위원은 이어 우리나라의 GDP 대비 복지지출 수준은 OECD 국가평균의 3분의 1수준이지만 고령화나 제도 성숙도 등을 감안하면 미국이나 일본, 호주 등과 유사한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문 연구위원은 따라서 지속성장기반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건전재정기조를 유지하고 연금제도를 정비하며 출산율 제고정책과 고령자 및 여성고용 확대 정책 등이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주종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