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중전기기 업계의 생산과 수출이 모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감소세는 광케이블 시장 침체 등 전선업계의 전반적인 침체가 주 원인인 것으로 조사됐다.
6일 한국전기산업진흥회가 170개 회원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2003년 중전기기 산업 경기전망`에 따르면 지난해 생산량은 전년동기 대비 4.3% 감소한 8조8,000억원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 또한 전년동기 대비 6.6% 감소한 22억8,4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전선업계는 생산과 수출 모두 전년동기 대비 각각 12.5%, 34.6%의 감소세를 보였다.
이와 관련 진흥회측은 초고속 인터넷망 설치 붐으로 2001년 하반기 최고의 호황을 누렸던 전선업계가 지난해부터 침체상태에 빠졌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즉 국내 뿐만 아니라 미국 등의 해외시장도 포화상태에 이르러 대규모 신규 수요처가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또 전선업계를 제외한 발전기, 전동기, 변압기 등의 중전기기 분야도 성장세가 전년도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관련 전기산업진흥회 이진형 정보조사팀장은 “중전기기 최대 수요처인 한국전력이 지난해 발전소 매각과 함께 구조개편을 추진하면서 신규 물품구매가 대폭 줄어들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수출 감소세에 비해 중전기기 수출국은 점점 다변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주요 수출국이던 미국, 일본 등의 수출이 각각 24.8%, 15.8% 줄어든 데 반해 캐나다, 아랍에미레이트 등의 수출은 40% 이상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진흥회 관계자는 “중국과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각 업체들이 적극적으로 신규시장 개척 노력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현상경기자 hsk@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