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컷만 낳는 수컷넙치 나왔다/해양개발연 김동수 교수

◎고온이용 교배 가짜수놈/100% 암컷 정자만 생산「넙치(광어)야, 암컷만 낳아라」. 부경대 해양산업개발 연구센터 김동수 교수팀이 최근 암컷만 낳는 수컷 넙치를 만드는데 성공했다. 넙치는 한국을 비롯, 일본·중국 등 동북아 지역에서 널리 양식되고 있는 물고기. 그러나 성장속도가 빠른 암컷을 어린 시기에 분리하는 게 어려워 양식 생산성이 낮았다. 김교수팀은 『지금까지의 방법으로는 암컷이라고 골라낸 넙치중 실제 암컷이 40∼100%로 다양하다』며 『새로운 방법을 이용하면 암컷만 100% 확실하게 만들 수 있어 생산성이 1.5배 이상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김교수팀은 넙치가 온도변화에 따라 암컷이 수컷으로 바뀌는 현상을 이용했다. 발생 때부터 높은 온도에서 넙치를 키울 경우 암컷이 수컷으로 변하는 성질을 이용한 것이다. 수컷이 된 암컷은 성염색체로 인간과 비슷한 「XX」를 갖고 있어 결국 암컷을 만들 정자밖에 생산하지 못한다. 이 가짜 수컷(자성 발생성) 넙치와 정상적인 암컷 넙치를 교배시키면 모두 암컷만 태어나게 된다. 김교수팀은 지난 93년 기존의 호르몬 처리 대신 고온처리를 통해 가짜 수컷을 만드는데 성공했지만 모든 암컷이 가짜 수컷 넙치로 바뀐 것은 아니어서 생산성이 낮았다. 이후 연구를 거듭한 끝에 좁은 공간에서 많은 넙치를 키우는 방법을 이용, 100% 가짜 수컷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특히 기존 방법에 비해 암컷을 따로 분리해 낼 필요가 없어 비용이 크게 줄어든다. 김교수팀은 이 방법으로 지난해 국내 특허를 획득했다. 김교수팀은 현재 넙치 양식업자들에게 암컷 넙치가 될 수정란을 무료로 나누어주는 한편 또 민물돔(옆돔), 미꾸라지, 메기 등도 비슷한 방식으로 가짜 수컷을 만드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김교수팀은 『온도 변화에 따라 암컷이 수컷이 되는 넙치의 운명은 다소 비극적』이라면서도 『이 방법이 널리 퍼지면 넙치회 애호가들이 더싼 값으로 넙치를 맛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김상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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