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구조조정 급물살

소규모 상품 상반기 상폐 추진… 시장 문턱도 높여
합성ETF 6월 도입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의 구조조정이 본격화된다. 올 상반기부터 소규모 ETF의 상장폐지가 추진되고 신규 상품의 진입 문턱도 높아진다. 다만 합성ETF 상장이 허용돼 신상품은 다양해진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2일 제3차 정례회의에서 한국거래소가 승인 요청한 합성ETF 도입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유가증권시장 상장규정’ 개정안을 승인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개정안이 통과됨에 따라 국내 ETF 시장이 그 동안의 양적 팽창에서 질적 성숙의 단계로 접어들기 위한 수술이 진행된다.

우선 투자자 보호를 위해 소규모 ETF 정리 작업이 진행된다. 한국거래소는 상반기 중으로 소규모 ETF 중 설정액 50억원 미만의 소규모 ETF 중 투자자피해가 우려되는 ETF의 자진상장폐지를 유도할 방침이다. 내년부터는 설정액 50억원 미만 또는 최근 6개월간 일평균 거래대금이 500만원에 못미치는 ETF의 경우 관리종목지정과 상장폐지실질심사 등을 거쳐 시장에서 정리된다.

신규 상품의 시장 진입 문턱도 높아진다. 현재 최초 설정액이 50억원 이상인 ETF의 경우 형식적 요건만 충족하면 상장되고 있지만 앞으로는 최소 설정액이 70억원으로 상향조정되고 상품의 지속가능성과 운용사의 내부통제 제도의 적절성 등 질적 심사도 실시된다.

이용국 한국거래소 증권상품시장부장은 “국내 ETF 시장은 이미 양적 성장은 이루어 졌다고 판단해 질적 성숙을 위해 시장 진입과 퇴출 기준 합리화 작업에 돌입했다”고 전했다. 거래소는 현재 상장돼 있는 137개의 ETF 중 적어도 10여개의 상품에 대해 자진상폐를 유도할 방침이다.

한편 합성ETF 상장으로 투자자들의 먹거리는 풍성해질 전망이다. 합성ETF는 주식이나 채권 등을 편입하는 전통적인 ETF와 달리 운용사와 증권사가 장외스왑거래 등을 맺어 기초자산의 편입 없이도 특정 지수를 복제해 추종할 수 있는 상품이다. 따라서 합성 ETF를 통해 신흥국가나 복수국가지수 등 직접 운용이 어려운 기초자산에 대해서도 투자할 수 있다. 유럽의 전체 ETF 중 합성ETF가 차지하는 비중은 38%에 달한다. 현재 국내 운용사들도 합성ETF 상장을 준비중이어서 오는 6월께 시장에 등장할 전망이다.

다만 한국거래소는 운용 주체가 운용사가 아닌 증권사나 투자은행(IB)이라는 점에서 투자자보호를 위한 장치도 강화키로 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