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수자동측정기 작은고장 수질오염 부추켜
산업현장의 수질오염을 막기 위해 설치된 폐수자동측정기(수질TMS)상당수가 노후화와 관리 부재로 고장과 오작동(誤作動)을 자주 일으켜 수질오염을 심화시키는 주범으로 전락하고 있다.
20일 환경부와 울산시에 따르면 국가공단내 주요 사업장의 폐수 무단방류를 감시하고 수질오염을 예방하기 위해 하루 200㎥이상 산업폐수를 배출하는 사업장에 폐수자동측정기(수질TMS)를 설치하여 24시간 운영하고 있으나 각종 오염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울산ㆍ온산공단의 경우 지난 95년부터 울산공단 32개, 온산공단 13개, 공단외 3개 등 모두 48개 사업장에 수질TMS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으나 지난해 10월부터 지난 9월까지 1년간 14개 사업장에서 150차례나 기기가 고장나거나 오작동을 일으킨 것으로 나타났다.
SK케미칼은 지난해 11월 두차례나 PH(수소이온농도)센서기를 대기중에 노출된 채 폐수를 그대로 방출시켜 폐수측정이 불가능했으며 S-오일은 지난해 11월과 지난 9월 자료수집기 데이터 전송이 되지 않았고 PH센서에 이물질이 끼여 감지기능이 마비됐다.
동해펄프는 PH센서의 노후화로 인한 오작동으로 PH기준치를 무려 16차례나 넘어섰고 동부한농화학은 폐수처리장의 시료수 공급튜브내 찌꺼기 유입과 PH센서의 감도 불량 등으로 9차례에 걸쳐 COD(화학적산소요구량)와 PH가 기준치를 초과했다.
고려종합화학과 삼성정밀화학도 폐수처리장내의 PH센서 오작동, 폐수 인입펌프 배관불량 등으로 1차례이상 PH와 COD 측정이 불가능하는 등 대다수 사업장들의 수질TMS가 불량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들 사업장의 폐수가 TMS기기상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나더라도 처벌규정이 없는 데다 업체들이 고의 무단 폐수방류를 하고 단순 오작동으로 신고하면 입증하기가 쉽지 않아 환경오염업체에게 면죄부를 주는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울산시관계자는 "TMS기기의 노후화로 시설교체가 시급하지만 각 기업들이 경기불황에 따른 자금난에 시설교체를 제대로 하지 않고 전문업체에 위탁관리도 하지 않아 사고발생이 잦다"고 말했다.
김광수기자
입력시간 2000/11/20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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