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갑 닫은 한국인

소비심리 지수 60개국 중 55위… 재정위기 그리스보다 낮아


한국 소비자의 소비심리가 세계 60개국 가운데 최하위권인 것으로 조사됐다.

여론조사 업체 닐슨은 지난 5월12∼30일 전세계 60개국 3만명의 온라인소비자(한국 506명)를 대상으로 '올해 2·4분기 소비자 신뢰 및 지출 의향'에 대해 설문조사를 한 결과 한국의 소비자 신뢰지수는 53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국가별 순위로는 최하위권인 55위에 그쳤다. 소비자 신뢰지수는 경제상황에 대한 소비자의 낙관 또는 비관 정도를 나타내는 것으로 기준치 100을 넘으면 소비 의향이 강한 것이고 100 이하는 소비 심리가 위축됐다는 의미다.

우리나라 소비자의 소비심리는 장기 경제 침체를 겪고 있는 일본(73)보다 무려 20포인트나 낮고 러시아와 분쟁 중인 우크라이나(61), 재정 위기를 겪는 그리스(55)에도 못 미친다. 소비 심리가 한국보다 낮은 나라는 포르투갈(48), 슬로베니아(49), 크로아티아(50), 이탈리아·세르비아(51)뿐이었다.

신은희 닐슨코리아 대표는 "경기 회복은 소비심리 회복에서부터 시작하는데 한국은 2·4분기에도 세월호 참사와 월드컵 특수 실종 등 때문에 세계 소비자 신뢰지수의 회복세를 따라잡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상황 못지않게 미래에 대한 전망도 좋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우리나라 응답자는 앞으로 1년간 일자리와 개인적인 재정 상황에 대해 각각 90%, 81%가 나쁘거나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만큼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지갑 열기를 부담스러워 한다는 의미다. 앞으로 6개월간의 주요 관심사로 가장 많은 응답자(29%)가 경제를 꼽았다.

조사 대상 60개국의 평균 소비자 신뢰지수는 1·4 분기보다 1포인트 오른 97을 기록했다. 이 같은 지수는 글로벌 금융 위기가 터지기 직전인 2007년 상반기(97)까지 회복된 것이다.

이 중 소비자 신뢰지수가 가장 높은 나라는 인도(128)로 나타났으며 이어 △인도네시아(123)△ 필리핀(120)△ 중국(111) △아랍에미리트(109) △덴마크(106) △태국(105)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대륙별로는 아시아·태평양(106)이 가장 높았고 △북미(103) △중동·아프리카(93) △남미(90) △유럽(77) 등이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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