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분양 합치면 오히려 늘었다

5월 17% 감소… 수도권 아파트 거래 침체?
통계는 기존 주택 거래만 반영
실수요자 새 아파트로 몰리며 겉으론 '위축' 알고보면 '활발'
"통계에 분양물량 포함을" 지적


최근 수도권 주택거래량이 감소했지만 신규 분양을 포함하면 오히려 실수요자들의 내집마련 수요는 활발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치솟는 전셋값에 부담을 느낀 세입자들이 기존 주택매매 거래보다는 신규 분양시장으로 몰려들고 있기 때문이다. 거래 침체가 정부의 주택 거래 통계가 '기존 주택' 위주로만 발표되는 데 따른 착시현상이라는 것이다.

8일 국토교통부와 주택 업계에 따르면 지난 5월 서울과 경기도의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1만5,910건으로 지난해 같은 달의 2만3,673건과 비교하면 17.5%(4,163건) 감소했다. 기존 주택 거래로만 보면 거래가 위축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일반 매매거래가 아닌 신규 분양을 통한 주택 구매까지 포함하면 오히려 매입 수요가 늘어난다. 업계에 따르면 5월 수도권 분양물량은 1만9,298가구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8,197) 가구와 비교하면 2배가 훌쩍 넘은 분양물량이다.

특히 미분양을 감안하더라도 5월의 실질 주택 구매는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국토부의 5월 미분양 증가분을 고려해 실제로 팔린 분양물량을 파악할 경우 기존 주택거래와 합친 총 거래량은 3만5,564가구에 달한다. 지난해 5월의 거래량과 실질분양(총분양-미분양)을 합친 3만2,130가구와 비교하면 5월의 주택 구매량은 오히려 3,434가구 증가했다는 것으로 분석된다.

5월에 미분양물량이 증가하기는 했지만 이 역시 특정 단지에 국한된 것이어서 수도권 전체 시장의 흐름으로 보기에는 무리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 기간 수도권의 미분양 아파트는 4,754가구가 늘어 단순 통계로는 7개월 만에 처음 증가세를 보이며 2008년 1월 7,100가구 이후 가장 큰 증가폭을 기록했다. 하지만 미분양분 증가분의 90%에 달하는 4,270가구가 수도권 서부지역의 두 단지에서 나왔다. 김포한강신도시 GS센트럴자이(2,814가구), 인천 송도 호반베르디움(1,456가구)을 제외하면 나머지 수도권 지역에서 5월 한 달 중 늘어난 미분양 물량은 484가구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전반적이 주택 거래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기존 재고주택 거래는 물론 신축 등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최근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높지 않다 보니 급매물을 제외한 일반 매매거래에는 관심을 보이지 않고 저렴한 가격의 신규 분양 단지에 몰리고 있기 때문에 이를 통계에 적극 반영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여기에 양도소득세 및 취득·등록세 감면, 공유형 모기지론 등 실수요 지원책도 여전히 유효한 만큼 구매심리가 살아있다는 진단이다.

김현아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건설경제연구실장은 "2·26 대책으로 일부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은 맞지만 신규 분양까지 고려한 실질 거래량이 지난해보다 많다는 것은 여전히 구매심리가 있다는 반증"이라며 "다만 통계치에 거래량으로 집계가 안되는 청약으로 몰리다 보니 지표상 거래가 주는 것 같은 착시 현상이 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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