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스승의 날을 맞아 초등학교 때부터 박사학위 지도교수님까지 이제 50을 바라보는 나이에 오늘의 나를 만들어 주신 많은 선생님들을 떠올리며 마음으로나마 진심으로 감사를 드렸다. 아직 생존해계신 선생님들께는 건강과 행복을 기원했고, 이미 작고하신 선생님들께는 머리를 숙여 명복을 빌었다. 비록 물질적 처지는 높지 못할지라도 스승은 감사하는 많은 제자들이 있음으로써 역시 가장 보람있는 직업이라고 생각된다.학교밖에서 또 한분의 진정 존경하는 스승을 모시게 되었으나 그 분이 바로 나의 골프 사부님(김광선 치과원장님·64세)이다. 내가 3년전 이 분을 만날때 내 핸디캡은 8~9정도로 나름으로는 나도 골프를 알만큼 안다고 제법 자만할 때였다. 그러나 그 분과 처음 가진 라운드(ROUND) 동안 제법 교만했던 내 모습은 그 분 앞에서 처절하게 작아졌고 그분의 고매한 인품과 매너, 골프의 역사를 비롯한 해박한 지식과 남서울컨트리 6언더(UNDER)를 기록하는 골프기술 등에 머리를 저절로 숙이지 않을 수 없었다. 18홀을 끝낸 후 내가 제자되기를 간청하자 수차례 사양하신 뒤 제자로 받아주신 후 지금까지 3년간 입산수도하는 동자승처럼 가름침을 받고 기량을 닦았다. 그 결과 이제는 남서울 공식 핸디캡이 5오버(OVER)로 두분의 선배사형들과 자웅을 다툴 정도가 되었고 사부님으로부터 반농담으로 『이제 그만 하산하라』는 말씀을 듣기도 하지만 아직 정식의 하산명령을 받지는 못한 수준이다.
사부님은 서울대 총동창회 골프대회 우승을 비롯해 우리나라 시니어대회에서 몇차례 우승하셨고 64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드라이버샷 거리가 230~240M 정도이고 공식 핸디캡이 0~1이다. 요즈음도 매주 목요일 5시경에 남서울 컨트리클럽에서 사부님과 두 분의 사형들(홍영재, 박준상원장님)과 시합을 치열하게 벌이곤 한다. 사부님은 꼭두새벽이지만 언제나 나보다 먼저 도착해서 준비운동을 하고 계신다. 시합중 내 잘못된 점을 발견하시면 내곁으로 오셔서 조용하지만 엄히 가르쳐 주시곤 해서 이제는 내가 미스샷을 하면 솔선해서 사부님 곁으로 다가가 가르침을 기다리곤 한다.
얼마전 처음 내가 사부님을 이겼을 때 기쁨보다는 사부님의 축 쳐진 뒷모습을 보면서 큰 불경죄를 지은듯한 죄송함이 들었다. 스승의 그림자조차 밟지 말라고 했거들 항차….
"싸부님! 싸부님! 하산명령만은 제발 내리지 마시고 부디 건강하셔서 계속 저를 이기시고 10년 뒤 74세때도 74타를 치는 에이지슈터(AGE SHOOTER)가 되십시오!" 나는 이런 골프사부님을 모시게 되어 참으로 행복하다.
손국배 성남성심병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