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단점보완 '리뉴얼' 봇물
기존 의약품에 성분을 새로 추가하거나 단점을 보완하는 등 이른바 「의약품 리뉴얼」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이는 의약분업 시행으로 제약사 매출이 격감하자 기존의 인지도가 높은 제품만을 모아 새롭게 단장, 매출확대를 꾀하고 제약사로서의 이미지도 제고하기 위한 마케팅 전략차원에서 성행하고 있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보령제약, 중외제약, 국제약품, 동화약품, 제일제당 등 제약업체들이 기존 일반 의약품에 성분보강 및 적응증 확대 등을 통한 리뉴얼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먼저 보령제약(대표 김승호)은 이달초 한국인의 위장약으로 불리어온 「겔포스」의 성분을 보강한 「겔포스-M」을 선보였다. 이 제품은 인산 알루미늄, 산화마그네슘, 시메치콘 등이 복합 처방돼 있어 소화성 궤양환자는 물론 장기 환자에게도 변비나 설사 등의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고 회사측은 밝혔다.
또 맛과 향을 개선해 새로운 수요층으로 부상하고 있는 젊은 세대와 여성층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보령은 겔포스-M의 1차년도 판매목표를 30억원으로 잡고 오는 2004년 300억원의 매출을 달성, 국내시장을 90%이상 점유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앞서 국제약품(대표 허성도)은 지난 9월 기존 종합감기약 m고프레 TL」에 성분을 보강한 「고프레 TL-F」를 출시했다. 고프레 TL-F는 비점막 점액 분비를 억제하는 성분을 첨가해 코감기 개선 효과를 강화한 제품.
동화약품(대표 황규언) 역시 성분 보강과 함께 복용 연령층을 바꾼 감기약 어린이용 판콜 제품 「판콜베베시럽」을 개발, 시판중이다. 이 제품은 유ㆍ소아를 대상으로 하는 만큼 감초, 질경 등 유ㆍ소아들의 감기치료에 효과적이고 안전한 한방 엑기스를 많이 보강한 것이 특징이다.
또한 비타민 B군을 강화해 감기로 인해 저하된 식욕 및 체력을 회복하는데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맛도 개선해 어린이가 먹기 좋게 했다고 동화측은 설명했다.
중외제약(대표 최현식)은 성분을 강화한 종합감기약 「화콜 골드」를 새롭게 출시했다. 화콜 골드는 해열·진통 성분과 함께 소염효소제, 비충혈 제거제, 비타민 등이 보강됐다.
또한 기존에 배합되어 있는 비타민 B와 C를 더욱 강화시켜 감기로 인해 소모된 체력을 보강하고 신체기능을 활성화 해 세균감염에 대한 신체 방어력도 증진시켜 준다고 중외는 강조했다.
한독약품(대표 김영진)은 훼스탈의 프레미엄 제품인 「훼스탈 플러스」를 발매하고 본격 마케팅에 돌입했다.
훼스탈 플러스는 소화불량으로 더부룩하고 가스가 차는 증상을 개선하기 위한 가스제거 성분인 시메치콘이 보강됐다고 한독을 밝혔다.
이 제품에는 또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 등 모든 음식물의 소화를 촉진하는 판크레아틴과 이담작용 및 지방 소화를 촉진 작용하는 성분이 들어 있으며 섬유소 이상발효로 인한 가스생성을 근본적으로 차단하는 셀룰라제 AP3등도 함께 함유되어 있다고 한독은 밝혔다.
m 이 밖에 제일제당(대표 손경식)도 조루증 치료제 시장에 선풍적인 바람을 일으킨 바 있는 「SS 크림」을 리뉴얼 중이다.
중국 비방을 기본으로 9가지 생약성분으로 이루어진 SS크림은 효능, 효과가 뛰어 나지만 한약냄새가 단점으로 지적되어온 제품. 또한 최장 1시간 전에 미리 바른 후 닦아내야 하는 불편함도 제기되어 왔다.
이에 따라 제일제당은 제품 리뉴얼에 착수, 생약 성분을 대폭 조정해 냄새를 많이 없앤 「SS 크림II」(가칭)을 빠르면 올해안에 시판할 예정이다.
의약품 리뉴얼 붐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제품 위주로 리뉴얼이 잇따르고 있다』며 『의약분업 이후 일반 의약품 매출 감소를 만회하기 위한 업체들의 전략이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성분을 보강했다지만 확인이 쉽지 않은 점을 이용한 「무늬만 신제품」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태현기자 thkim@sed.co.kr
입력시간 2000/10/09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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