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자산버블 경고… 연내 돈풀기 끝낸다

"QE효과 갈수록 줄어" 채권 매입 축소 공감
금융시장 충격 고려… 보폭에 신중 기할 듯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대다수 위원들이 지난해 마지막 회의에서 양적완화의 효과가 약화되고 있다며 올 하반기에 채권매입 프로그램을 끝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 위원 사이에서는 주식 등 자산버블 가능성을 경고해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속도가 시장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연준은 8일(현지시간) 공개한 지난해 12월17~18일 FOMC 회의록을 통해 "대다수 위원들이 채권매입 규모를 축소하더라도 실업률이 지속적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점을 확신했다"고 밝혔다. FOMC는 지난해 12월 회의에서 고용 등 경기개선 속도가 지속되고 있다며 현행 월 850억달러인 채권매입 규모를 올 1월부터 750억달러로 100억달러 줄이기로 결정한 바 있다.

회의록은 "대다수 위원들이 앞으로 경제성장지표 등이 목표치에 부합한다고 판단하면서 새해에도 채권매입액수를 '점차(modestly)' 줄여나가는 데 동의했다"며 "다수의 위원들은 양적완화 득실을 조사한 결과 채권매입 지속의 효과도 점차 감소하고 있어 올 하반기까지 이 조치를 완전히 종료해야 할 것이라는 데도 의견을 같이했다"고 전했다.

특히 지난해 12월 FOMC 회의록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자산버블 우려가 커졌다는 점이다. 회의록에 따르면 여러 위원들은 선물가격, 소형주의 주가수익비율(PER), 자산 재매입, 신용 창출 등의 수준이 높아지고 있다며 신용버블의 위험을 경고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의 경우 평균 PER가 1년 전 14.8배에서 현재 17.0배로 역사적 최고점 수준으로 올라간 상황이다.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준 내에서 자산거품이 비록 점진적이지만 금융시장 안정성을 위협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자산거품은 재닛 옐런 차기 연준 의장의 최대 관심사 가운데 하나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회의록에 따르면 FOMC 위원들은 회의 전 금융안정국으로부터 "비금융 부문의 완만한 신용 창출 등을 고려하면 아직 금융시장이 안정적이지만 증시 밸류에이션 등의 측면에서는 위기 조짐이 보인다"는 보고를 받았다. 또 금융안정국은 "추가적인 자산매입은 금융 부문의 과도한 위험 감수(리스크 테이킹)행위 등 금융시장 안정을 저해하는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이처럼 연준 내에서도 자산버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만큼 오는 2월 취임하는 옐런 의장이 적어도 초기 몇 달간은 단계적으로 채권매입 규모를 축소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다만 연준은 지난해 12월 회의록에서 시장과열을 막는 것보다 실업률 하락, 인플레이션 상승 등이 통화정책의 최우선 목표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테이퍼링의 속도는 순전히 경기회복 여부에 달려 있어 정해진 게 없고 한꺼번에 대규모로 축소하지도 않겠다는 것이다. 다수의 위원들은 "첫 양적완화 축소는 시장에 우려를 주지 않기 위해 신중하게 갈 필요가 있고 추가 축소도 신중한 보폭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회의록은 금융시장불안 등을 우려해 실업률이 목표치(6.5%)로 떨어지고 나서도 한동안 기준금리를 제로(0) 수준으로 유지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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