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적 가치가 없는 수표라도 증거적 가치는 인정되므로 이를 습득해 신고한 사람에게 보상금을 줘야 한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서울지법 민사합의29부(곽종훈 부장판사)는 2일 50여억원이 든 돈가방을 주웠으나 소유자인 은행으로부터 대가를 받지 못한 이모(60)씨가 한미은행을 상대로 낸 보상금청구소송에서 한미은행은 이씨에게 보상금으로 180만원을 지급하도록 조정했다. 이씨는 지난해 1월 집 근처 산에서 10만원권 4만4,000장, 100만원권 1,000장의 자기앞 수표가 든 가방을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이 가방의 주인은 오토바이 날치기를 당했던 한미은행 직원이었다 이씨는 유실물법에 따라 보상금을 청구했으나 은행측은 "이미 결제된 수표로 단순히 전표로서 기능만 가질 뿐 재산가치가 0원이어서 보상금은 없다"고 맞섰다. 재판부는 "발행은행측은 생명이 끝난 수표를 증거로 보관ㆍ관리할 의무가 있는 만큼 중요한 자료로서 증거적 가치가 있다고 볼 수 있다"며 양쪽을 설득시켰다. 최수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