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법규위반으로 걸리면 대부분 자신이 잘못해서라기 보다는 재수가 없어 걸렸다고 생각합니다.』경찰청 김시열(54) 고속도로순찰대장은 우리나라 운전자들의 가장 큰 문제점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자세가 부족한 점이라고 지적했다. 법규위반으로 단속하면 순순히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면허증을 제시하는 운전자는 거의 없다는 것이다.
『버스전용차로 위반, 갓길, 지정차로통행위반 등 명백한 위법인데도 다 변명거리가 있습니다. 「왜 나만 단속하느냐」며 항의하는 건 이제 만성이 됐습니다.』
법규위반은 단순히 벌금을 내고 벌점을 부과하는 문제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고 그는 강조했다.
『주어진 법규를 준수하고 방어운전을 하면 교통사고가 일어날 이유가 없습니다. 내가 제대로 방어운전을 했는데 다른 차 때문에 사고가 나는 것은 극히 드문 예죠.』
그는 특히 최근 운전중 휴대폰을 사용하다 사고가 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이에 대한 법적제재가 시급하다고 밝혔다.
『멀쩡하게 달리던 차가 갑자기 속도를 늦추거나 차선을 이탈하면 대부분 휴대전화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추돌이나 충돌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납니다.』
그는 휴대전화를 사용하면 정상운전자보다 사고확률은 4배, 안전수칙을 위반할 확률은 29배나 높아진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도 미국 등 선진국처럼 하루빨리 운전중 휴대전화 사용을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IMF관리체제 후 조금씩 감소추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음주운전 역시 하루빨리 뿌리뽑아야 할 잘못된 운전습관이라고 그는 강조한다.
『음주운전은 살인행위입니다. 나만 다치는 것이 아니라 무고한 사람들과 가족까지 해치게 되죠. 』
『그날 저녁 술을 마실 생각이라면 아예 차를 갖고 나오지 않거나 열쇠를 다른 사람에게 맡기고 가는 것이 최상책』이라고 그는 말했다.
그는 경찰이 교통단속을 하면서 지나치게 고압적이지 않느냐는 지적에 대해 『솔직히 아직까지 불친절한 직원들이 있는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하루종일 매연 가득한 도로에서 단속활동을 펼치다 보니 그런 점도 있다』며 너그럽게 이해해 주길 바랬다.
『자동차 성능은 날로 좋아지는데 운전자들의 교통문화수준은 이를 따르지 못해 안타깝다』는 그는 『우리도 선진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교통문화 정착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정두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