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정부의 노동정책이 강경 보수화로 급선회하면서 대화와 타협을 줄곧 주장하던 노동부의 입지가 갈수록 좁아지면서 노ㆍ사ㆍ정으로부터 모두 소외당하는 `사면초가(四面楚歌)`의 형국으로 치닫고 있다.
내각에서 노동부의 대화 논리는 설 자리가 없어지고, 노동계마저 경제부처에 치이기만 하는 노동부의 무능함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27일 `한없이 초라해진 노동부여`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내고 “김대중 정부까지 노동부는 경제부처나 경찰청의 뒤켠에서 뒤치다꺼리나 하는 부처였다”며 노무현 정부 출범 이후 잠깐 제 자리를 찾는가 싶더니 다시 과거로 회귀했다고 밝혔다.
정부 부처 내에서 노동부의 소외는 더욱 심각한 상태다. 노동부는
▲지난 6월 철도노조 파업시 공권력 투입
▲현대자동차 노조에 대한 긴급조정권 발동
▲화물연대 집행부 구속 등에 부정적인 논리를 펼쳤지만 타 부처의 반대로 묵살되기 일쑤였다. 노동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권기홍 노동부 장관이 국무회의에서 대화와 타협에 의한 문제해결을 주장하고 있지만 경제부처ㆍ법무부 등 타 부처 장관들의 반대에 부딪쳐 홀로 싸우는 경우가 많다”며 “출범 초기만 해도 우호세력이 상당히 있었지만 지금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노동계 등 일각에서는 노동부가 지금보다 더 적극적이고 소신있는 자세를 보여줘야 한다고 주장한다. 노동계의 한 관계자는 “산자부의 사측대항권과 건교부의 강경 대응 방침 등에 대해 노동부는 확실히 자신의 입장을 표명하지 않는 등 소극적인 자세로만 일관했다”며 “권 장관이 장관직에 연연하지 않고 노동자의 입장을 적극 대변하겠다고 밝힌 대로 소신있고 당당한 모습을 보여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전용호기자 chamgil@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