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 TV 샀어요"… 지난 25일 블랙프라이데이를 맞아 미국 뉴욕 알바니의 베스트바이 매장을 찾은 고객들이 삼성전자 TV를 구매한 후 즐거워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LCD, PDP 등 평판 TV 판매가 예년에 비해 호조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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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중 최대 쇼핑시즌의 개막을 알리는 블랙프라이데이의 매출이 4년 만에 최대로 늘어나는 등 호조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회복은 더디지만 해고가 줄어드는 등 고용사정이 미세하나마 개선되면서 미국의 소비심리가 살아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6일(현지시간) 미국의 시장조사기관인 쇼퍼트렉은 블랙프라이데이인 지난 25일 미 전역의 2만5,000여개 소매점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6% 늘어난 114억달러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2007년(8.3%)에 이어 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블랙프라이데이는 미국의 추수감사절 다음날 실시되는 최대 쇼핑시즌으로 미국 소비경기를 판단하는 주요 기준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온라인 매출은 더욱 큰 폭으로 늘어났다. 500개 온라인 쇼핑사이트의 데이터를 관리하는 IBM 코어매트릭스에 따르면 블랙프라이데이의 온라인 매출은 지난해에 비해 24.35%나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메이시ㆍ콜ㆍ제이시페니ㆍ노드스톰 등 주요 소매업체들이 웹 기반으로 소비자들을 유치하기 위해 대대적으로 투자를 단행한 것이 효과를 봤다는 분석이다.
장남감 체인인 토이저러스의 캐트린 워 대변인은 "온라인 쇼핑 고객들이 몰리면서 인터넷 쇼핑몰에서 결제 등의 속도가 느려지기도 했다"면서 "블랙프라이데이의 온라인 매출이 대폭 늘어났다"고 말했다.
올해 블랙프라이데이 쇼핑의 두드러진 특징은 모바일 기기를 이용한 쇼핑과 가격비교가 보편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모바일 기기를 통한 판매는 전체 온라인 매출의 9.8%를 차지해 지난해의 3.2%에 비해 세배 늘었다. 온라인 판매가 늘어난 업종은 백화점이 59%로 가장 컸으며 다음으로 가정용품 판매점 48.8%, 의류 47.2%, 건강 및 미용 상품 34.2% 등의 순이었다.
이처럼 블랙 프라이데이 매출이 전반적으로 호조를 보인 것은 대부분의 유통업체들이 개장시간을 추수감사절 저녁으로 앞당기고 대대적인 할인행사를 실시하자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들이 적극적으로 쇼핑에 나섰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 해고가 줄어드는 등 고용사정이 일부 개선된 것도 소비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쇼퍼트랙의 창업자인 빌 마틴은 "위축된 경제가 소비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는데 큰 폭의 증가율이 나와 놀랐다"며 "진짜 시험은 이러한 모멘텀이 쇼핑시즌 내내 이어질 수 있느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값싼 제품을 차지하기 위한 쇼핑객들이 일시에 몰리면서 사건사고도 빈발했다. 웨스트버지니아주(州) 사우스찰스턴에 있는 한 쇼핑센터의 할인매장 '타깃'에서 크리스마스 장식을 고르던 60대 남성이 쓰러져 사망했으며 로스앤젤레스(LA)에서는 한 30대 여성이 월마트에서 전자제품을 보다 빨리 손에 넣으려고 쇼핑객들에게 최루가스를 분사해 20여명이 다쳤는가 하면 노스캐롤라이나주의 월마트에서는 경찰이 질서유지를 위해 쇼핑객들에게 최루가스를 분사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