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 예금 4종 우대이율 1.5%p인하

KB국민은행이 고금리 예금상품 4종의 우대이율을 1.5%포인트나 인하한다. 저금리 기조 장기화로 순이자마진(NIM) 하락이 지속되자 수익률 방어에 나선 셈이다. 일각에선 이번 행보가 이건호 행장의 리테일 전략 변화를 예고하는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국민은행은 다음달 14일부터 수시입출금식 예금 상품인 ‘KB스타트통장’과 ‘KB락스타통장’, ‘KB주니어통장’, ‘KB국군장병우대종합통장’ 등 4개 예금상품의 우대이율을 인하한다고 20일 밝혔다. 우대금리는 기존 4%에서 2.5%로 낮아진다. 이들 4개 상품에 가입한 고객 약 571만명이 금리 조정에 따른 영향을 받게 된다.

국민은행은 “올해 상반기부터 다른 시중은행들도 예금금리를 내려온 데다 저금리 추세가 지속돼 부득이한 결정이었다”고 말하며 이번 금리 인하 배경을 설명했다.

실제 지난 9월 신한은행은 S20통장의 200만원 이하 우대이율을 연 3.2%에서 2.4%로 인하하는 등 주요 시중은행의 수시입출금식 예금상품의 우대이율이 이미 2%대로 떨어진 상태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국민은행의 금리 인하 조치는 금융계 전반의 수익률 저하를 반영한 행보로 읽힌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국민은행의 수신전략이 변화를 맞고 있다는 해석을 내놓는 시각도 있다.

국민은행은 주택은행과 합병하며 국내 시중은행에서 가장 많은 고객 수를 확보하고 있다. 지난 6월 KB금융그룹은 전체 거래고객 숫자 3,000만명을 돌파할 정도로 고객 저변이 탄탄하다. 반면 올해 3ㆍ4분기 순이자마진은 2.55%를 기록하며 역대 최저 수준까지 떨어진 상태다.

국민은행이 이번에 금리 인하를 결정한 4개 예금상품은 미래 고객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10~30대 고객들을 타겟팅한 상품이다. 100만 원이하(KB주니어스타통장은 50만원 이하)의 예금에 대해 4.0% 높은 금리를 제공해 젊은층 사이에서 인기가 높았다. KB스타트통장은 가입좌수가 360만좌가 넘을 정도로 국민은행의 대표 수신상품 중 하나로 꼽힌다.

하지만 지속된 수익률 하락에 국민은행 역시 수신확대보다는 내실 경영으로 리테일 전략을 선회한 셈이다.

금융계 한 관계자는 “고금리의 우대이율을 적용해주는 예금 상품 중 당장 수익창출에 도움이 되지 않는 10ㆍ20대 고객 대상 유스(youth) 상품이 금리 인하 철퇴를 가장 먼저 맞고 있다”며 “타행보다 10ㆍ20대 고객 유치에 적극적이었던 국민은행이 수신확대를 포기할 만큼 순이자마진 하락에 크게 부담을 느꼈던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d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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