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내년 환율등 비상대책 총력

주요 그룹들이 내년도 사업 계획을 수립하면서 달러당 1,000원 아래로 떨어졌을 경우에 대비한 `비상 시나리오`를 마련하고 있다. 핵심 분야의 R&D(연구개발) 투자는 공격적으로 진행하면서도, 거시 지표에 관한한 최대한 보수적 상황을 준비하겠다는 복안이다. ◇환율, 1,000원 아래를 상정하라= 삼성 구조조정본부 관계자는 “계열사별로 최악의 경제 지표에서도 수익을 내도록 사업 계획을 수립중”이라며 “이달말 그룹 차원의 잠정적인 사업 방향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계열사들은 환율의 경우 달러당 1,100원을 기본 뼈대로 하되, 1,000원 아래에도 버틸 방안을 짜고 있다. 이와 관련,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전략 회의에서 1,000원 아래로 떨어질 상황에 대비해 줄 것을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물산 주요 수출 기업도 1,000원 이하에 대비하고 있다. LG도 LG전자, LG화학, LG필립스 LCD 등 수출 기업은 내년 기준환율을 달러당 1,050원으로 책정했다. 다만 LG칼텍스정유 등 수입 비중이 큰 곳은 1,250원으로 책정, 환율 정책을 이원화할 방침이다. 올 기준 환율을 1,100원으로 설정했던 현대자동차도 내년에는 기본 골격을 1,070원으로 낮췄다. 내부에서는 1,050원 상황도 상정하고 있다. 다만 SK그룹은 달러당 1,200원으로 설정한 것으로 알려져 대조를 보이고 있다. 이밖에 포스코ㆍ한화 등 주요 그룹들도 1,100원대 안팎의 보수적 상황 아래 막바지 사업계획 마련에 들어갔다. ◇기타 지표도 보수적 판단= 환율 이외에 여타 지표도 최대한 보수적 틀안에서 수립되고 있다. 미국 대통령선거와 국내 총선 등 불확실한 상황이 산재해 있다는 판단때문. 경제 성장률은 4~5%, 물가상승률은 2~3% 등이 평균 수준이다. 삼성은 삼성경제연구소가 계열사에 내려보낸 내년도 참고용 지표, 즉 ▲GDP(국내총생산) 성장률 4.3% ▲물가상승률 2%대 등이 기본 뼈대다. LG도 내년 경기가 올해보다는 다소 나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성장률은 4%대 안팎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도 ▲세계 경제성장률 4% ▲국내 경제성장률 5% 등 비교적 보수적 패턴으로 운용할 계획이다. 각 그룹은 재신임 정국 등 경제 외적 변수가 많아 연말까지 수차례에 걸쳐 사업 계획을 수정해 나갈 방침이어서, 최종안은 다소 늦게 나올 듯하다. <김영기기자 you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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