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수원 공군비행장 이전 최종 승인

이르면 하반기부터 예비후보지 2~3곳 윤곽
섬 지역은 제외…지역간 갈등도 예고

경기도 수원시의 숙원 사업인 수원 공군비행장(수원기지) 이전 사업이 4일 국방부의 최종 승인을 받았다. 이에 따라 이르면 올 하반기 중에 예비 이전후보지 2~3곳이 물망에 오를 전망이다.

그러나 수원시와 이전후보지간 개발이익 배분 비율과 이전지역 주민 승인 투표는 대구와 광주 등 군 공항 이전을 원하는 다른 지자체의 이해까지 맞물려 적지 않은 난항이 예상된다.

국방부에 따르면 수원시는 이전 후보지에 대한 막대한 재정 지원을 수차례 약속해 최종 승인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수원기지가 수도권과 서해도서의 위협에 대응하는 최일선 기지라는 점을 중시해 이전 후보지의 기상조건 등 작전 환경과 기지 확장성 등을 사전 조사한 결과, 2~3곳의 후보지를 찾아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서 알려진 대로 화성시 앞바다의 섬(島)은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확인됐다. 국방부는 이전을 둘러싼 지자체간 갈등을 우려해 폐항공모함을 활용하는 방안까지 검토했으나 기지 운영비가 훨씬 적게 들어가는 내륙지역으로 압축시켰다. 국방부 관계자는 “예비 이전 후보지는 국방부 장·차관에게도 구체적으로 보고하지 않았다”며 “예비 후보지 물색을 거쳐 2017년께 이전 후보지 선정을 완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이를 위해 지난 5월 8일부터 경기 남부 지자체들을 대상으로 합동 설명회를 진행해나가고 있다.

하지만 새로운 기지가 들어설 지역 주민들이 수원기지 개발 이익의 상당 부분을 배분을 요구하거나 주민투표 과정에서 갈등이 빚어질 가능성이 적지 않아 이전 사업이 순항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기지 이전 첫 추진 사례인 수원보다 개발이익이 상대적으로 적을 것으로 예상되는 대구와 광주기지 이전 문제까지 얽혀 들어갈 경우 군 비행장 이전을 둘러싼 지역간 분쟁은 전국 단위로 확산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수원기지 이전 추진을 시발로 민원이 전국화할 조짐도 보인다. 군 관계자는 “전국의 16개 전술항공작전기지(군 비행장)과 인접한 23개 시·군이 기지 이전을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공군은 전투기의 이착륙을 방해하는 해무(바다안개)와 바람이 잦은 해안 지방보다 내륙 지방을 선호하고 있으나 비행장이 들어설 만큼 넓고 평탄한 지역이 적어 예상보다 훨씬 많은 시설비용이 수반될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 군공항이전사업단 류한현 사업과장(공군 대령)은 “적지 않은 난관이 예상되지만 군 공항 이전은 지역 경제 발전을 위한 백년 먹거리를 마련하는 사업이라는 점에서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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