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1일 당사를 여의도 국회 앞으로 옮기면서 상징색을 전통적으로 여권이 써 온 파란색으로 변경하자 정치권에서는 그 의도와 배경을 놓고 설왕설래가 한창이다.
특히 지난해 4월 총선을 계기로 상징색을 빨간색으로 바꿨던 새누리당에서는 “뒤통수를 맞게 됐다”는 탄식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에서도 김한길 대표 체제에서 당이 중도 포지셔닝을 강화하고 새누리의 기존 안정 이미지를 잠식할 수 있는 효과 뿐만 아니라 당의 탈 친노화를 겨냥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며 미묘한 파문을 낳고 있다.
민주당의 상징색이 전통적으로 여권이 많이 써온 파란색으로 바뀌는 것은 60여년의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민주당은 과거 평화민주당, 새천년민주당, 열린우리당, 민주통합당 등을 거치며 노란색과 녹색을 번갈아 상징색으로 써왔다.
새 로고는 청색 바탕의 직사각형 속에 흰 글씨로 ‘민주당’을 새기고 왼쪽 하단에 흰색 삼각형이 그려져 있다. 청색은 신뢰ㆍ희망ㆍ진취성을 바탕으로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것을 의미하고, 사각형은 ‘국민 속의 민주당’을, 삼각형은 ‘사람 인’(人) 자를 각각 형상화해 ‘사람이 먼저’인 민주당과 함께 미래, 민주, 민생평화라는 당의 3대 가치를 담았다는 게 민주당의 설명이다. 박광온 민주당 홍보위원장은 “변화와 확장, 즉 과감한 변화를 통해 외연을 확장하고 국민과 함께 승리하는 민주당을 표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지속적으로 중도를 강조해 온 김한길호의 다목적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우선 2012년 총선과 대선 과정에서 중도좌파로 포지셔닝된 당의 정체성을 확실히 중도로 돌려 중도좌ㆍ우파 모두를 폭넓게 아우르겠다는 뜻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김 대표는 국정원 대선개입 커넥션 의혹을 들어 새누리당을, 이석기 사태를 들어 통합진보당을 각각 ‘헌정질서 파괴세력’으로 간주하며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민주주의를 지키겠다는 입장이다.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의 친노 이미지 불식과 여권의 안정적 이미지를 선점하겠다는 뜻도 익힌다. 10ㆍ30 재보선에서 안철수 의원 측과 야권의 정통성 경쟁을 벌여야 하는 입장에서 중도 이미지인 안 의원 표밭을 겨냥한 의도도 보인다. 이날 새 당사(새누리당 맞은 편인 대산빌딩) 입주식에서 김 대표는 “민주당의 새 상징은 국민과 함께 변화와 희망의 시대로 가겠다는 약속과 서민·중산층 벗이 되겠다는 다짐, 대한민국이 미래로 나가는데 나침반이 되겠다는 비전을 담았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의 새 당사 규모는 127평으로 기존 영등포당사(1,400평)보다 대폭 줄었으며, 대표실과 총무, 조직, 감사, 법률민원 부서가 입주하고 정책개발과 입법활동 지원 부서는 각각 국회 의원회관과 본관으로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