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보유한도제 실시 5대그룹 자금조달 힘들어졌다

5대재벌에 대한 정부의 돈줄죄기 효과가 가시화되면서 자금시장에서 5대그룹에 대한 차별화현상이 본격화되고 있다.현대그룹과 대우그룹이 발행한 회사채의 유통금리가 재무구조가 우량한 롯데그룹에 비해 0.6%포인트에서 2%포인트이상 가산금리가 붙어 거래되고 있다. 또 일부 외국 금융기관들은 5대그룹에 속한 일부 재벌그룹에 대한 여신한도를 감축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이들 그룹이 자금조달에 상당한 애로를 겪을 전망이다. 10일 금융감독위원회가 분석한 「회사채보유한도제 실시 이후 금융시장 동향」이란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월30일 현재 대우그룹의 회사채수익률의 가산금리는 200BP(2%), 현대그룹의 회사채의 가산금리는 60~70BP에 달했다. 신용도가 높은 우량기업 무보증채를 기준금리로 한 것으로 금융기관들이 우량무보증채보다 최고 2%포인트이상 금리를 줘야만 이들 그룹의 회사채를 매입하고 있다는 얘기다. 반면 롯데그룹의 회사채 스프레드는 마이너스 10BP였다. 롯데그룹은 기준금리보다 0.1%포인트 낮은 금리로 거래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현상은 대우그룹의 경우 정부의 5대재벌 규제정책의 타격을 가장 크게 받고 있고 현대그룹은 정부의 자금규제에도 불구하고 새 정부들어 대규모 사업확장을 벌이고 있어 금융권이 이들 그룹의 향후 자금전망을 불투명하게 보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외국계 금융기관의 관계자는 『현대그룹의 경우 기아자동차 인수, 한남투신 인수에 이어 금강산관광 등 대북투자 때문에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 반면 자금조달원은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지적하면서 『외국 금융기관들은 특히 현대의 대북투자를 위험성이 높은 사업으로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우그룹은 정부의 CP(기업어음)발행규제로 내년 1월말까지 4조2,000억원의 자금을 상환해야 하는 가운데 회사채발행규제로 상환자금마련이 어렵다는 점이 금리상승의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와 함께 외국 금융기관들은 최근 5대그룹중 일부 그룹에 대한 신용한도를 축소하면서 이들 그룹의 해외 현지법인에 대한 여신을 만기때 상환하도록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위는 5대그룹에 대한 자금규제가 추가적인 자금편중현상을 막기 위한 제한적인 수준에서 이뤄져 직접적인 신용경색으로 이어지지는 않고 재벌개혁을 촉진하는 계기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했다. 금감위는 5대그룹이 국내자금줄이 봉쇄된 가운데 해외CB(전환사채)발행, 외자유치, 유상증자 등으로 자금조달창구를 전환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면서 이는 투자자들의 신뢰회복 등이 전제가 돼야 하므로 부실기업정리 및 자산매각 등 구조조정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금감위는 재계가 요청하고 있는 무역금융확대는 편법자금조달원으로 변질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 따라 이를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최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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