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 포커스] 지방은행 인수 경쟁 구도 압축

경남은행, 경은사랑 뒷심… 광주은행, 신한·JB 수싸움
DGB, 광주은행 인수 포기… 경은사랑 재무적 투자자로
광주은행은 신한금융 유력 속 인수 시너지 낮아 막판 변수


오는 23일 본입찰을 앞둔 경남은행과 광주은행의 인수 경쟁 구도가 압축되고 있다.

16일 경남은행 인수에 주력해온 DGB금융(대구은행)이 지역 반발에 부담을 느껴 지역상공인연합인 경은사랑컨소시엄에 재무적 투자자로 합류키로 방향을 틀었고 광주·전남상공인연합은 국내 사모펀드인 큐캐피탈파트너스와 손잡고 광주은행 인수에 나서기로 했다. DGB금융은 광주은행 인수도 포기했다.

지역상공인연합을 중심으로 이합집산이 가속화되면서 경남은행을 놓고서는 기업은행, 경은사랑컨소시엄, BS금융(부산은행) 등이, 광주은행을 두고는 신한금융, JB금융(전북은행), 광주·전남상공인연합 등이 각축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본입찰을 위한 실사 등을 거치면서 진성후보로 경쟁 구도가 좁혀지고 있다"며 "다크호스인 지역상공인연합은 인수자금 조달 여부가, 유력 인수 후보로 꼽히는 기업은행과 신한금융은 인수 의지가 변수가 되지 않겠냐"고 말했다.

◇경은사랑컨소시엄, 뒷심 발휘하나=최근 경남은행 인수전에서는 경은사랑컨소시엄의 행보가 두드러진다.

위탁운용사(GP)로 MBK파트너스와 손잡은 데 이어 DGB금융도 재무적 투자자로 끌어들여 한 명의 경쟁자를 주저앉혔다. DGB금융 관계자는 "(지역 정서 등으로 경남은행을) 인수해도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 같아 800억원을 투자하는 것으로 선회했다"고 말했다.

경은사랑컨소시엄으로서는 자금 조달 능력에 대한 회의적인 시선을 누그러뜨리는 전기를 마련한 셈이다. 다만 아직까지도 공식적으로 드러난 자금 조달 규모는 MBK 2,000억원, DGB금융 800억원, 우리사주 1,000억원 등으로 예상 인수가격인 1조원에 턱없이 부족하다. 금융사 대출과 지역 기업 투자로 메운다고는 하지만 현실적으로 자금력은 열세고 많은 투자자로 인한 지분 조율 문제도 까다로워 막판까지 난관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은사랑컨소시엄으로부터 재무적 투자 참여 제의를 일축한 BS금융은 인수전을 완주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BS금융 측은 "광주은행 인수전에도 이름을 올렸지만 우리의 1차 관심은 경남은행"이라며 인수 의지를 거듭 피력했다. 유력 후보인 기업은행도 여전히 의욕을 드러내고 있다. 다만 조준희 기업은행장의 연임 문제가 걸려 있어 유동적이라는 게 흠이다.

조 행장이 연임에 실패하면 인수 동력이 급격히 약화될 소지가 있다. 지방은행 인수전의 경우 입찰 가격 외에 정성적 평가도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막판까지 혼전이 예상된다.

◇물밑에서 끓는 광주은행 인수전=도지사 등 지역 정치인 등이 합세해 무력시위까지 불사하고 있는 경남은행과 달리 광주은행은 상대적으로 조용한 편이다.

하지만 광주·전남상공인연합이 큐캐피탈을 GP로 끌어들여 막판 추격전에 나섰고 JB금융도 우리F&I 인수 경쟁에서 빠지며 광주은행 인수에 주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는 등 인수 경쟁 막판 후보 간 수 싸움이 치열하다.

금융계에서는 신한이 강력한 후보라는 점에 공감하면서도 인수 시너지가 크지 않다는 점에서 과감한 베팅에 나설지는 의문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광주은행의 기업여신이 건설업종 비중이 크다는 점에서 인수가격도 당초 예상보다 더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금융계 고위 관계자는 "다들 신한금융이 가져갈 것으로 내다보지만 큰 틀에서 보면 신한금융 입장에서 인수 메리트가 낮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며 "신한금융과 JB금융 간에 싸움이 될 것으로 보는데 신한금융이 키를 잡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