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물을 식수로… 물 걱정 뚝

■ 만성 물 부족 추자도에 무슨일이…
웰크론한텍, 이달 중순 최대 해수담수설비 준공
하루 처리용량 1,500톤으로 주민 소비량 충족

강혁준 웰크론한텍 담수사업부 부장이 이달 중순 본격적인 가동을 앞둔 추자도 해수담수설비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제공=웰크론한텍

9일 제주도에서 북쪽으로 약 1시간 쾌속선을 타고 달려 도착한 추자도. 집집마다 마당을 차지하고 있는 파란 물탱크가 이곳이 만성적인 물부족 지역임을 말해준다. 3,000여명에 이르는 추자도 주민들은 그동안 15일마다 마을 단위로 돌아가며 공급되는 담수(淡水)를 물탱크에 저장해 사용해왔다.

하지만 이달 중순부터 주민들은 수도꼭지를 틀면 깨끗한 물을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시대를 맞는다. 일일 처리용량이 1,500톤에 이르는 국내 최대 규모 해수담수설비가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가는 덕분이다.

특히 웰크론한텍이 공급한 추자도 해수담수설비는 바닷물을 직접 끌어다 담수화하는 방식을 택했다. 현재 국내에는 도서지역 약 80여곳에 담수화설비가 설치돼 있지만, 대부분 해변에서 염지하수(해수와 담수가 혼합된 지하수)를 채취하는 방식에 머물러 있어 효율이 떨어진다.

하추자도에 있는 설비 상황실에서 만난 허관욱 웰크론한텍 담수사업부 이사는 "상추자도와 하추자도 사이에 있는 바다에서 직접 물을 채취해 설비로 보낸다"며 "주민들이 매일 소비하는 물의 양이 900여톤에 불과해 해수담수설비만으로도 충분한 양의 물을 공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윤식 담수사업부 과장은 "일단 마이크로 필터(MF)를 통해 미생물 등 물리적인 불순물을 제거하는 전처리를 거친 뒤 역삼투압(RO) 필터를 통해 염분 등 이온까지 제거한다"며 "담수화를 거친 물은 바로 마실 수 있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웰크론한텍은 빗물을 모아 '먹는 물'로 바꿀 수 있는 고도정수설비도 함께 만들었다. 태풍 등 세차게 비가 오는 날 섬 곳곳에 있는 저수지에 물을 받아 놓았다가 이를 한데 모아 정수하는 방식이다. 태양광 발전을 동력으로 삼아 하루 1,000톤의 빗물을 처리할 수 있다.

해수담수설비와 고도정수설비를 거쳐 만든 생활용수는 곧장 해발 80m 높이의 고지 배수설비로 이동하게 된다. 수압을 활용해 상수관을 타고 추자도 전역으로 공급하기 위해서다.

항구 근처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한 주민은 "15일마다 제한급수를 받다 보니 물이 모자라면 근처 소방서에서 물을 얻기도 했고, 물탱크를 청소하기도 어려워 깨끗한 물을 먹기 위해서는 개별 정수기 사용이 필수였다"며 "이제 일일급수를 받게 되면 이런 불편이 사라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웰크론한텍은 자체 기술력으로 국내 최대규모 해수담수설비를 완공한 만큼, 향후 물이 부족한 국내 도서지역이나 중동, 남미 등 해외에서도 적극적인 수주활동을 벌일 계획이다. 이 회사는 지난 2009년 칠레에 일일 처리용량 5,000톤 규모의 해수담수플랜트를 공급한 거을 시작으로 2010년 전남 신안군ㆍ2012년 여수 엑스포에도 잇달아 설비를 공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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