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청'번호표 받으러 교육청앞 밤샘 줄서기고등학교 전학 열풍이 불고 있다.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신문로2가 서울시교육청 정문 앞 도로변에는 전날 오전부터 밤을 새웠다는 학부모와 학생 50여명이 쌀쌀한 바람을 맞으며 줄을 서 있었다. 이들은 모두 이번에 고등학교를 배정 받은 신입생과 학부모들.
오는 3월2일 오전 7시부터 선착순으로 접수되는 고교 신입생들의 전학을 신청하기 위해 사흘전부터 노숙을 하며 '번호표' 발부를 기다리는 중이었다.
교육청은 혼란을 막기위해 정문 수위실에 번호표 발부기계를 설치했으며 학부모들은 앞 자리를 빼앗기지 않겠다며 자체적으로 번호표를 만들어 돌렸다.
올해는 특히 어려워진 대학 수능 시험의 여파와 이에 따른 학부모들의 교육열, 게다가 수도권 평준화지역 고교 재배정 사태까지 겹치면서 '서울로, 강남으로' 가려는 학부모들의 전학 열풍이 거세다.
지난해의 경우 고교 신입생 전학이 시작된 3월2일 하루동안 1,352명이 전학을 신청했고 3월 한달간은 2,337명에 달했다.
이는 2000년 3월 한달간의 1,743명보다 34% 가량 늘어난 것이며 올해도 지난해 보다 약 3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과거에는 모든 가족이 함께 주소를 옮겨야 했지만 99년부터는 부모 중 한 사람만 주민등록을 이전해도 전학이 가능하도록 요건이 간소화됐기 때문에 전학 신청자수는 크게 늘고 있다.
교육청 관계자는 "선호학교로 보내려는 일부 학부모들의 극성때문에 실제로 이사한 뒤 학교를 옮겨야 하는 학생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면서 "전학도 주소지 근거리 원칙에 따라 배정되므로 원하는 학교를 모두 배정 받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최석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