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相 澤(안양병원 이사장)사람은 동물의 일종이므로 사람의 수명을 얘기할 때, 다른 동물들의 수명과 비교하게 된다. 그런데 야생동물의 수명에 관한 정확한 데이터는 얻어보기 어렵다. 그리고 동물원에 갇혀있는 동물은 특수한 환경에서 생활하고 있긴 하지만, 그들의 수명을 추측하는 재료는 된다.
수명이 긴 동물은 많은데, 그들은 다음과 같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첫째로 몸집이 크고, 둘째로 성숙될 때까지의 기간이 길며, 셋째로는 새끼를 많이 낳지 않는다는 조건이다.
그렇지만 이것은 절대적인 조건은 아니요, 세가지가 동시에 갖추어지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가령 쥐보다 장수하는 사람을 보면 쥐보다 몸집이 크고 성숙될 때까지의 기간이 길며, 아기의 수효도 쥐보다 적은 것이 사실이다.
여기에도 예외는 있으나, 대체로 몸이 큰 동물이 장수하는 까닭을 이렇게 설명하는 사람이 있다. 몸이 작은 동물은 몸무게 푼수로는 몸의 겉면적이 넓다. 따라서 체온이 그만큼 많이 분산되므로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서 칼로리를 그만큼 신중해야 한다. 당연히 신진대사가 왕성해지니, 호흡도 빨라지고 심장도 활발해진다. 1분간의 심장 박동수가 많은 동물일수록 단명한 것이다. 예컨대 나무를 불사를 때, 잔 가지가 빨리 타버리는 것과 마찬가지로 일찍 쇠퇴한다는 이론이다.
몸집의 크기보다 뇌의 무게가 수명과 관련된다는 견해도 있다. 사람의 뇌는 무거운데, 코끼리는 몸무게 푼수로는 뇌가 가볍다. 과연 사람은 코끼리보다 장수한다. 뇌의 무게와 몸무게를 비교하기 위해서, 뇌의 무게를 4제곱하여 몸무게로 나누는 방법을 제창하기도 한다. 그 숫자를 보면, 사람은 월등히 높은 숫자를 나타낸다. 사람은 「35.00」인데 침팬지는 「5.30」이요, 말은 「0.97」, 코끼리는 「0.47」, 개는 「0.37」, 고양이는 「0.25」로 산출된다.
사람의 뇌는 태어난 후에 커진다는 점에서도 일반 젖먹이 동물과는 다르다. 태어나서 1년 지나면 2배가 되고 성인이 되면 3배가 되는데, 20세때 가장 무겁고 30세를 지나면 가벼워져 간다(비교적 장수하는 코끼리는 태어난 후에 뇌가 커져간다).
사람의 경우에는 45세에서 65세에 이르는 사이에 몸은 노화하건만 성숙도가 강해져, 환경에 대한 적응력이 돋우어진다. 이런 경향은 뇌의 발달 덕분인데, 뇌세포는 근육세포 처럼 분열해서 새로워지는 것이 아니라, 기억을 보존하고 있는 까닭이다. 사람은 몸에 비해서 뇌가 크기 때문에 환경에 적응해서 장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