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익 지키는 법률파수꾼/인터뷰] 고창은 국민銀 법무팀장

"소송관리서 법률 보좌까지 리스크 매니지먼트로 최선""올해 소송을 통해서만 수백억원을 벌어들이기도 했습니다만 기본적으로 경영진과 지점, 자회사들이 리스크(위험) 없이 일에 전념할 수 있도록 조타수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국민은행 고창은(42) 법무팀장은 30일 "국민은행과 주택은행의 합병(지난해 11월) 과정에서 법적인 리스크가 초래될 수 있는 사안에 대해서는 경영진에 대해 끝까지 고집을 굽히지 않았다"고 술회하며 "통합 이후에도 법무팀은 분쟁 예방과 소송 관리, 약관ㆍ계약 자문, 경영진 법률보좌까지 '리스크 매니지먼트(Risk Management)'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법대를 졸업한 고 변호사는 사법연수원(29기) 졸업 이후 잠시 로펌(법률회사)에 몸담았다가 지난 2000년 1월 주택은행 법무팀장으로 옮겼다가 통합 은행의 법무팀장을 맡게 된다. "IMF 이후 구조조정이라는 격변기를 한가운데에서 맞던 은행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문제에 대해 현실과 부딪히며 대처해보고 싶었다"는 그는 "로펌에 비해 스트레스를 많이 받긴 하지만 보람도 크다"고 말했다. "양 은행 합병으로 서로 다른 업무규정을 단일화하는 작업도 보통 문제가 아니었다"고 밝힌 그는 "한번은 결격사유가 될 수도 있는 사외이사의 승계여부가 이슈가 됐는데, 크게 문제시하지 않고 승계를 인정하려는 움직임이 있어서 고집스럽게 반대했다"고 털어놨다. 욕을 먹더라도 차후 발생할 수 있는 경영 리스크를 차단하기 위해서라는 게 그의 지론이다. 아울러 대외적으로도 합병에 따라 중과되던 지방세법과 법인세법에 대해 각각 행정자치부와 재정경제부에 호소해 엄청난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통합 이후 조직이 방대해지면서 소송도 확대되는 추세"라고 소개한 고 팀장은 "지난해부터는 신용보증기금과 소송전쟁을 벌이고 있는데, 건설사 등 기업에 신용보증기금의 보증을 받아 대출을 해주었지만 자주 신보가 '면책사유를 들어 보증을 이행할 수 없다'고 하는 바람에 법정공방끝에 수백억원의 대출보증채권을 회수했다"고 소개했다. 고 변호사는 이어 "합병과정에서 파업을 일으킨 노조에 대해 법무팀이 불가피하게 법적인 대처까지 맡으면서 오해를 받기도 했다"며 직원들의 이해를 구하기도 했다. 고광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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