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국열차는'힘있는 자'와 '힘 없는 자'의 보편적 인간 드라마"

설국열차 언론시사회 기자간담



“설국열차는 세계 어디에든 있는 ‘가난한 자’와 ‘부자’, ‘힘있는 자’와 ‘힘 없는 자’의 인간 드라마다”

봉준호 감독은 22일 CGV 왕십리에서 열린 ‘설국열차’ 언론시사회 이후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자신의 새 영화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이 자리에는 배우 송강호 고아성도 참석했다.

영화 ‘설국열차’는 2014년 7월1일 지구에 빙하기가 찾아오고 ‘설국열차’에 탑승해 살아남은 자들은 열차 안에서 머리부터 꼬리까지 자신이 탄 칸으로 계급이 정해지고 이후 꼬리 칸의 계급들이 반란을 일으키면서 열차 안이 아비규환이 되는 이야기다.

제작비 400억의‘설국열차’는 초기부터 글로벌 대작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었다. 이에 대해 봉준호 감독은 “그런 수식어가 따라다녔던 것처럼 글로벌 대작을 찍고 싶었던 것은 아니며 좋아했던 원작 만화가 노아의 방주처럼 지구에 빙하기가 왔는데 인류 생존자가 타고 있는데 그 안에 탄 사람들이 모두 한국 사람이면 어색할 것 같아서 다양한 나라 다양한 인종이 있는 캐스팅을 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크리스 에반스는 미국 인터뷰에서 ‘설국열차’를 찍고 있다는 말을 할 때 ‘규모는 작지만’이라는 말을 한다”며 “설국열차는 제작비가 400억으로 한국에서는 역사상 가장 큰 대작이라고 하지만 (크리스 에반스가 출연한)어벤져스 같은 것은 2,400억이나 든다”고 덧붙였다.

이 영화의 특징 중 하나는 송강호와 고아성을 제외하고는 모두 캐스팅이 모두 외국배우였다는 것이다. 봉 감독은 외국배우들과의 촬영 에피스도 소개했다.

틸다 스윈튼과 이완 브렘너는 스코틀랜드 연극배우 출신으로 한국 배우 같았다고 한다. 이 둘은 전체적인 앙상블이나 조화에 민감했으며 촬영 현장에서 다른 배우들과 어울리고 자기 장면이 아니어도 모니터로 연기를 보고 재미있어했다고 전했다. 반면 맹렬한 짐승 같은 신을 소화해내느라 힘이 들었던지 미국 배우 크리스 에반스와 옥타비아 스펜서는 그런 장면을 찍고 나면 트레일러 같은 데 가서 쉬곤 했다고 한다.

봉준호 감독은 ‘봉테일’이라고 불릴 정도로 디테일에 강한 감독이라고 알려졌다. 설국 열차에서는 자신의 장점이 ‘디테일’이 어떻게 반영됐는지 궁금했다. 그는 “구멍이 많고 허술하다”며 “디테일한 스태프들을 모셔오는 것이 내 일이다”라고 겸손을 보였다. 그런 그가 뽑은 가장 ‘디테일’한 장면은 실밥이 터진 옷과 검정을 칠한 크리스 에반스의 분장이었다.

그는 “양복을 입은 악당이 여러 사람을 죽이는데 그 양복을 자세히 보면 겉은 번드르르하고 멀쩡하지만 자세히 보면 실밥이 뜯어져 있다”며 “17년 간 달리는 기차 안에서 살면 먹을 것들은 충당이 되도 옷을 만들거나 할 수는 없을 것 같아 17년이 된 느낌을 그렇게 살리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미식 축구 주장처럼 멀끔하고 훤하게 생긴 크리스 에반스의 얼굴을 검정으로 분장하는데 몇시간 전에 한 것 같은 느낌이 아닌 17년간 더러운 환경에서 산 느낌을 살리는데 신경을 썼다”고 크리스 에반스의 분장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영화의 메시지 상 꼬리 칸에 타고 있던 하층민이 머리 칸으로 가기 위해 반란을 일으키는 장면이 영화에서 상당한 부분을 차지 할 수 밖에 없다. 봉 감독은 액션이지만 중국 무술처럼 와이어를 타고 우아하게 날아다니고 스타워즈처럼 레이저를 쏘는 이런 분위기로 찍고 싶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지하철 출퇴근 지하철에서 부대끼는 싸움과 다를 바 없는 인간과 인간의 몸이 부딪히는 느낌에 중점을 뒀다”며 “인간들의 캐릭터에 감정이 실린 액션을 찍으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 이 영화의 무술 감독은 줄리언 스펜서로 그는 좁은 공간에서 몸과 몸이 부딪히는 장면이 멋들어진 장면이 마니아들 사이에서 회자되는 ‘비고 모르텐손’을 찍었다.

‘설국열차’는 8월 1일 국내에서 세계 첫 개봉을 하고 이후 167개국에서 월드 와이드 개봉을 한다.

이에 대해 봉 감독은 “올림픽 개막식에서나 볼 수 있는 인구 몇만의 나라에서도 개봉을 하게 되서 신기하다”며 “기회가 되면 그런 나라에도 가서 무대 인사도 하고 싶다”고 세계 개봉에 대한 소감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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