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20대 구매 감소↓…비싼 부품·수리비 불만

수입차 시장의 확대를 선도하던 20대 연령층의 수입차 구매가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달 신규 등록대수를 기준으로 한 수입차 판매량 1만3,853대 가운데 20대 연령층이 구매한 차량은 838대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4% 줄었다.

올해 8월 20대의 수입차 구매량은 작년 동기 대비 2.8% 줄어들며 2010년 1월 이후 44개월만에 처음 감소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9월엔 11.1%로 감소폭이 커졌다가 10월에는 4.5% 반짝 증가했으나 11월 다시 내림세로 돌아섰다.

그간 20대의 수입차 구매량이 수입차시장의 급성장을 이끌어왔다는 점에서 새로운 변화의 흐름으로 읽힌다. 수입차 시장이 연평균 10% 확대되던 2009∼2012년 20대는 연령대별 구매 증가율 1위 자리를 지키며 수입차 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반응한 고객층으로 꼽힌다.

2009년 월평균 170대에 불과했던 20대의 수입차 구매량은 2010년 294대, 2011년 400대, 2012년 598대로 급성장했다. 이에 따라 20대의 구매량 증가율은 2010년 72.6%에 이어 2011년 36.1%, 2012년 49.5%를 기록했다.

그런데 올해 들어서는 1∼11월 20대의 구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1% 증가에 그치는 등 성장세가 둔화되는 조짐이 뚜렷하다.

반기별로 보면 7∼11월 20대 수입차 시장은 1.1% 감소했다. 반기 기준 구매량이 감소한 것은 2009년 상반기 이후 4년반 만에 처음이다.

업계 관계자는 “20대는 수입차 구매량이 2009년 2,044대에서 2012년 7천176대로 3.5배 늘어났을 정도로 가장 열렬한 고객층이었다”며 “올해 들어서 성장세가 갑자기 꺾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는 수입차를 유예할부로 구매한 젊은층 사이에서 할부 만기도래로 ‘카푸어(Car Poor)’의 폐해가 확산된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수입차업계가 2010년 본격화한 유예할부 제도의 만기는 3년이 지난 올해말부터다.

고가의 수리 및 부품비, 정비 네트워크 부족, 비싼 자동차 보험료 등에 현대·기아차를 비롯한 국내 완성차업계가 젊은층 선호도가 높은 디젤 및 고성능차량들을 대거 선보이며 수입차업계를 견제하고 있는 것과도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20대의 수입차 소비위축은 전체 수입차 판매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수입차 판매량은 작년 같은 달보다 11.1% 증가했지만 전월 대비로는 2.1% 감소했다. 1∼11월 판매량 역시 19.9% 증가했지만 작년 1∼11월 판매량 증가율 23.7%보다는 크게 못미친다.

수입차업계 관계자는 “20대 고객을 겨냥해 작년부터 2,000만∼3,000만원대 차량을 출시하고 하반기 들어 각종 할인혜택을 집중하고 있지만 판매 증가세를 이어가기에는 힘에 부친다”고 말했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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