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40돌 특집] 폐간 아픔딛고 다시 정상에80년 신군부 포기 강요... 20년간 불복투쟁
서울경제는 지난 60년8월 창간된 국내 종합경제지의 효시(嚆矢)이며 자타가 공인하는 정통경제지로서 독보적인 지위를 차지해 왔었다.
그러나 신군부세력은 80년5월17일 비상조치를 선포하고 「건전언론육성방안」이라는 이름 아래 같은해 11월12일 오후6시께 경영주 고 장강재(張康在)회장을 국군보안부대로 연행, 무장군인들에 의한 공포분위기 아래서 서울경제신문에 대한 포기각서를 강요, 같은해 11월25일 지령 6390호로 강제폐간되는 비운을 맞았다.
신군부의 강제폐간 조치로 인해 서울경제가 입은 유무형의 재산상 손해액만 1,000여억원을 족히 넘는다.
서울경제의 모회사인 한국일보사는 국가의 불법행위에 대한 재산상 손해를 보상받기 위해 90년 11월12일 서울지구배상심의회에 『손해액 938억원중 1차로 100억원을 배상하라』며 배상금지급 신청을 냈다.
배상심의회는 국가배상법 8조인 『불법행위를 안 날로부터 3년내에 신청하지 않으면 구제를 받을 수 없다』는 규정을 근거로 기각했다.
이에 한국일보사는 91년3월4일 법무부 본부배상심의회에 재심을 청구했으나 같은 해 4월12일 역시 기각결정을 받았다.
한국일보사는 결국 91년8월13일 서울지방법원에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과 함께 『국가배상법 8조가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보장한 헌법29조와 37조에 위배된다』며 95년 11월27일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냈다.
한국일보사는 신청서에서『국가배상법상의 손해배상 청구기간에 대해 별도의 규정을 두지 않고 무조건 민법상 단기소멸 시효를 적용, 불법을 안날로부터 3년 이내에 소송을 제기하지 않으면 권리구제를 받을 수없도록 하고 있다』면서『헌법상의 기본권에 대해 민법상의 일반채권 소멸시효(10년) 보다 훨씬 불리한 3년의 단기소멸시효를 적용한 만큼 위헌이다』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서울지법은 96년4월25일 『민법상의 소멸시효를 적용했다 해서 조항자체가 부당한 것은 아니다』며 위헌제청신청을 기각했으며, 그후 2달뒤인 6월26일 한국일보사에 패소판결을 내렸다.
한국일보사는 이에 불복, 96년 8월월1일 서울법원에 항소(손해배상부분)와 함께 96년 5월9일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제출했다.
이에대해 헌재는 97년 2월20일 『국가배상법 제8조가 헌법29조 1항이 규정하는 국가배상청구권을 일부 제한하고 있지만 본질적인 내용에 대한 침해로는 볼 수 없다』며 헌법소원을 기각했다.
이같은 결정은 손해배상 기산점을 계엄해제 시점인 81년1월24일로 본 90년 대법원 판결을 그대로 따른 것이다.
대법원 판결이 나올 때는 12.12, 5.18 내란의 주동자인 노태우(盧泰愚)씨가 대통령으로 있던 때였다. 따라서 이 판결은 정치권의 눈치에 따른 판결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군부정권의 권력기반 공고화의 계기가 된 계엄해제를 손해배상 기점으로 한 것은 형식에 얽매인 판결로 시대흐름에 맞춰 변경됐어야 한다는 지적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한편 헌재의 이같은 결정이 난후 서울고법은 99년1월15일 1심과 마찬가지로 한국일보에 패소판결을 내렸다. 이에 한국일보는 대법원에 상고를 해두고 있다. 앞으로 대법원이 어떤 판단을 내릴지 관심이다.
/윤종열기자 YJYUN@SED.CO.KR입력시간 2000/07/31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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