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항공업계 '짝짓기' 고속비행유나이티드社 유에스항공 인수계기 경쟁적 추진
세계 항공업계에 짝짓기 열기가 뜨겁다. 세계 굴지의 항공사들이 최근 인수 및 제휴 확대 등을 통해 시장선점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항공업계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미국 최대 항공사인 유나이티드항공이 업계 6위 유에스항공을 인수키로 한데 이어 미국 2, 4위 업체인 아메리칸항공과 노스웨스트항공의 합병협상도 급진전되고 있다. 아메리칸과 노스웨스트의 제휴파트너인 영국 브리티시항공과 네델란드 KLM항공의 합병협상도 급류를 타고 있다. ◇덩치 키우기 열풍=최근 항공사간 합병바람이 가장 거센 곳은 미국.
업계 1위인 유나이티드항공이 가장 먼저 포문을 열었다. 유나이티드는 지난달 24일 시장점유율 6위업체인 유에스항공을 46억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미국 항공시장의 27%를 점유하는 매머드급 항공사가 탄생하면서 뒤처지지 않으려는 경쟁업체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2일 미국 2, 4위 항공업체인 아메리칸과 노스웨스트가 합병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유나이티드의 발빠른 행보에 자극받은 아메리칸측이 자구책 마련에 적극 나선 것. 미·대서양 항로에 강점을 지닌 아메리칸측은 노스웨스트와 합병할 경우 아시아태평양 지역까지 아우를 수 있어 시너지 효과가 높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 3위인 델타항공은 아메리칸에 인수될 경우 노스웨스트가 포기해야 하는 컨티넨털항공의 지분인수를 노리고 있다.
미국에서 불어온 바람은 대서양 너머 유럽업체들까지 흔들고 있다.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은 5일 브리티시항공과 KLM이 합병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4월 이탈리아 알리탈리아항공과의 제휴를 파기한 KLM이 브리티시를 새로운 파트너로 맞이들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양사는 지난 92년에도 합병을 추진한 적이 있어 협상에 더욱 적극적인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글로벌 항공제휴망도 재편바람=합병이 성사될 경우 각국 항공사간 글로벌 제휴망도 재편될 전망이다.
현재 노스웨스트와 KLM이 참여하고 있는 「윙스」제휴망은 4각 합병이 성사될 경우 아메리칸과 브리티시 주도의 「원월드」에 흡수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과 영국의 항로개방협상이 난항에 빠지면서 위축됐던 「원월드」가 4대 항공사를 주축으로 대서양과 태평양을 가로지르는 폭넓은 항로를 구축하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독 루프트한자항공과 미 유나이티드가 주도하고 있는 「스타」항공망의 입지가 크게 위협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호정기자GADGETY@SED.CO.KR
입력시간 2000/06/05 16:59
◀ 이전화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