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우리 정부의 대화 제의를 거부하며 한반도 긴장감을 높이는 상황에서도 15일 민족의 최대 명절로 규정된 김일성 주석의 101번째 생일(태양절)을 경축하는 다양한 행사를 개최하는 축하 분위기를 연출했다.

4월 들어 공개활동이 뜸했던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이날 0시 2주일 만에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며 최룡해 군 총정치국장과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 현영철 군 총참모장, 김격식 인민무력부장, 박도춘 당 비서 겸 국방위 위원 등의 고위간부들을 대동하고 김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자 1면에 김 제1위원장을 제외하고 장 부위원장 등의 간부들이 모두 군복을 입고 참배한 사진을 게재했다. 이 때문에 북한이 군사적으로 분위기를 대내외에 보여주려는 의도가 담겼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태양절 김 제1위원장의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때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최영림 전 내각 총리, 김경희 당 비서 등 당과 내각의 간부들도 동행했지만 올해는 주로 군 간부들이다.

또 노동신문은 '위대한 김일성 동지의 사상과 업적은 백두산대국의 역사와 더불어 영원히 빛날 것이다'는 제목의 사설에서 "날로 가증되는 적들의 반공화국 압살책동을 짓부시고 세기를 이어 계속되여온 반미대결전을 우리 대에 총결산하시려는 경애하는 원수님(김정은)의 백두의 기상은 세계를 경탄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북측의 태도는 김 주석을 찬양함으로써 집권 2년차인 김정은 정권에 대한 주민의 충성을 강조하는 한편 군과 공안기관에 힘을 실어줘 내부결속을 꾀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우리 정부는 북한이 태양절을 기념하는 열병식을 할 것으로 관측했지만 현재까지 북한 매체에서 확인되지 않고 있다. 박형중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전체적으로 올해 태양절은 김정은이 집권한 첫해이면서 김일성 주석의 100회 생일이었던 지난해보다 행사의 중요성이 떨어지고 최근 한반도의 긴장상태가 반영돼 긴장과 평온 두 가지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