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할머니 이야기 그림책으로 나오기까지…

위안부 역사 다큐 '그리고 싶은 것' 15일 개봉


위안부 피해자 이용녀 할머니가 11일 당뇨와 폐렴 등이 악화돼 87세의 일기로 별세했다. 이로써 정부에 등록된 위안부 피해여성은 57명이 됐다.

위안부의 고통스러운 역사를 되짚어 보는 다큐멘터리 '그리고 싶은 것(감독 권효)'이 15일 개봉한다. 영화 '그리고 싶은 것'은 그림책 작가 권윤덕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여성 심달연 할머니를 주인공으로 한 '꽃할머니'라는 그림책을 출간하기까지의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다. '꽃할머니'는 2007년 한중일 평화그림책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일본의 그림책 작가 타시마 세이조가 한중일 그림책 작가들에게 평화의 그림책을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처음에는 동료 작가들의 지지 속에서 시작됐지만 권 작가의 그림은 일본 비판을 둘러싸고 일본 작가들과의 논쟁에 휘말렸다. 또 일본 사회 전반의 우경화로 일본 출판사가 출판이 어렵다는 통보를 해왔다. 이에 따라 그림책이 완성되기까지 2년이 흐르고 나서야 2010년 한국에서 먼저 출판됐다.

영화 속 그림책 '꽃할머니'는 위안부 피해에 대한 복수심보다는 피해자의 상처를 '아픔'과 '슬픔'이라는 '아름다움'으로 승화시켰다. 사실적인 적개심은 피해자도 독자도 더 아프게만 할 뿐이다. 심 할머니의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증언은 관객이 두 눈을 감고 외면하고 싶게 한다. 그러나 이 영화에서의 압권은 이런 아픔보다는 그림책 출판기념회 전 심 할머니의 자택에서 한국과 일본 작가들이 사진을 찍는 장면이다. 한 명이 울음을 터트리니 모두가 울기 시작했다. 그 눈물은 치유의 시작으로 다가온다. '그리고 싶은 것'의 주인공 심 할머니는 일본에서 그림책이 출판되는 것을 보지 못한 채 2010년 12월 세상을 떠났다. 권 작가는 언론시사회 이후 기자간담회서 '꽃할머니'의 일본 출판이 가능하도록 방법을 모색할 것이라며 의지를 보였다.

한편 '그리고 싶은 것'의 개봉 비용 마련을 위해 소셜펀딩 사이트 '펀딩21'에서 진행된 후원행사에서는 시민 475명의 도움으로 2,000만원 이상이 마련됐다. 이는 펀딩21 오픈 이래 최고 금액이다. 이 프로젝트에는 배우 김여진·권해효와 아카시아밴드도 참여했다. 영화 개봉 당일인 15일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에서는 '그리고 싶은 것 데이' 행사가 진행돼 전 회 차에 '그리고 싶은 것'이 상영된다. 또 권 감독, 권 작가, 박원순 서울시장이 참석해 관객과 미니토크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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