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중견·중소업계 7대 뉴스

사기대출 모뉴엘 파산·중기 기준 변경… 벤처투자 사상 최대
경기침체·엔저로 경영난 심화… 적합업종 등 경제민주화 퇴조
이케아 상륙에 가구업계 긴장… 중견련·소상공인연합회 출범

서울 강남 서울본부세관 사무실에 모뉴엘 측이 허위로 작성한 수출 서류들이 펼쳐져 있다. 모뉴엘은 지난 9일 수원지방법원으로부터 파산 선고를 받았다. /=연합뉴스

올해 중견·중소업계에서는 국내외 경기 침체와 엔저 등으로 외환위기 때보다 어렵다는 탄식마저 흘러 나왔다. 중견 가전업체 모뉴엘이 사기대출이 발각돼 파산하고, 가구공룡 이케아가 본격 진출하면서 가구업계가 긴장감에 휩싸이는 등 중견·중소업계가 힘겨운 시기를 보냈다. 또 중소기업 범위를 매출액으로 단일화하는 중소기업기본법 개정이 있었고, 중소기업 적합업종이 축소되는 등 경제 민주화 퇴조가 완연한 한해였다. 올해 중소업계를 달군 7대 뉴스를 정리해 본다.

△'기진맥진' 경영난=중소기업중앙회가 중소기업 임원 500명을 대상으로 올해를 나타내는 사자성어로 기진맥진(氣盡脈盡·42.2%)과 천신만고(千辛萬苦·36.2%)를 꼽았다. 중소기업 경기 체감을 나타내는 업황전망건강도지수(SBHI)는 지난 1월 86.3으로 시작했으나 8월 81.6까지 떨어졌다. 은행에서 돈을 빌린 중소기업 중 구조조정 대상 기업은 2012년 97개에서 올해는 125개로 잠정 집계되면서 상당수 중소기업들이 폐업및 부도 상황에 내몰린 것으로 파악됐다.

△사기대출 모뉴엘 파산='히든챔피언', '벤처 1조 신화'로 주목받던 중견 가전업체 모뉴엘은 사기대출을 받다 발각돼 파산했다. 그동안 모뉴엘은 탄탄한 기술력을 국내외서 인정받으며 1조원이상 매출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 모든 것이 로비와 서류 조작으로 인한 사기극으로 드러났다. 매출은 실제 300억원에 불과했고, 가공매출 규모는 2008년 이후 2조7,397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약 90%에 달했다. 모뉴엘은 이런 수법으로 지난 6년간 3조2,000억원을 대출받았고, 6,745억원을 갚지 못해 지난 10월 법정관리를 신청했으나 기각됐다.

△경제 민주화 퇴조=중소기업 적합업종, 대형마트 의무휴업 등 경제민주화 정책들은 힘을 잃었다. 재합의 신청 77개 품목 중 29일 현재 논의가 끝난 26개 품목에서 12개만 재지정됐다. 나머지 14개 품목은 상생협약 등으로 사실상 적합업종에서 해제됐다. 전통시장과 소상공인을 보호하기 위해 도입한 대형마트 의무휴업 제도 역시 법원 판결로 흔들리면서 소상공인들은 "경제민주화 기조가 퇴보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중소기업 기준 변경=중소기업의 '피터팬 증후군'을 방지하기 위해 내년부터 중소기업 범위 기준이 기존 상시 근로자수, 자본금 등 생산요소 투입 규모에서 '3년 평균 매출액' 단일기준으로 바뀌어 적용된다. 업종별로 의복, 가방·신발 등 6개 제조업은 매출 1,500억원, 식료품·담배 등은 1,000억원을 넘지 않아야 중소기업에 속한다. 3년 미만 창업 초기 기업은 연간(또는 환산) 매출액을 적용한다. 중소기업 졸업 유예(3년) 제도는 최초 1회로 제한한다.

△벤처투자 2000년 이후 최대=올해 신규 벤처펀드 조성액과 신규 벤처투자 규모는 목표치인 2조원과 1조 5,000억원 이상을 각각 달성할 전망으로 2000년 이후 최대치다. 특히 올해 창업·벤처기업에 신규투자 금액이 1조원을 돌파한 시점도 지난 2년간 실적과 비교해도 최대 2개월이나 빨랐다.

△이케아 한반도 상륙=연 매출 43조원 규모의 글로벌 가구 공룡 이케아가 지난 18일 세계 최대 규모의 매장을 경기도 광명에 오픈했다. 고가 논란, '일본해' 표기 지도 판매 등 온갖 잡음 속에서도 정식 오픈 나흘 만에 방문객 10만명을 돌파했다. 이케아와 더불어 한샘·리바트 등 브랜드 가구업체들이 사제가구(비브랜드)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면서 중소 가구업계의 위기감이 심화되고 있다.

△중견·소상공인단체 출범=경제인동우회로 출발, 소극적 활동을 해온 중견기업연합회가 지난 7월 법정단체로 출범했다. 9월에는 명문장수기업센터와 명문장수만들기 전략포럼, 이달에는 M&A지원센터를 마련하는 등 보폭을 넓히고 있다. 소상공인연합회도 소상공인의 귄익을 위해 지난 5월1일 정부의 설립허가를 받고 법정단체로 발을 내딛였다. 올 1월 닻을 올린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은 내년 총 2조원 규모의 소상공인시장진흥기금을 운영, 지원에 나선다.

/성장기업부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