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호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8위 크로아티아와의 '리턴매치'에서 설욕에 실패했다. 2골을 내준 수비진의 책임이 커보이지만 쓸 만한 원톱 공격수 부재가 더 큰 문제다.
홍 감독이 사령탑에 앉은 월드컵 축구대표팀은 1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크로아티아와의 평가전에서 1대2로 졌다. 최강희 감독 시절이던 지난 2월 영국 런던에서 크로아티아에 당한 0대4 대패를 되갚지 못한 것이다. 2월 당시 크로아티아는 최정예 선수 구성이었지만 이번에는 주축들이 대거 빠진 1.5군이었다. 이로써 홍명보호의 성적은 1승3무2패가 됐다.
전반 슈팅 수 6대6으로 대등한 경기를 펼친 대표팀은 후반 초반 양 측면과 중앙을 가리지 않고 상대를 몰아붙였다. 하지만 선제골은 후반 18분 도마고이 비다(디나모 키예프)의 몫이었고 7분 뒤 니콜라 칼리니치(드니프로)에게 헤딩 쐐기골까지 얻어맞았다. 사람을 놓친 수비진의 실수였다.
한국 축구의 해묵은 과제인 '킬러' 부재도 여실히 드러났다. 대표팀은 왼쪽의 손흥민(레버쿠젠)과 오른쪽의 이청용(볼턴), 처진 스트라이커를 맡은 김보경(카디프)이 쉴 새 없이 크로아티아 진영을 헤집었다. 후반 초반 손흥민이 김보경의 롱패스를 받아 왼쪽에서 2명을 따돌린 뒤 방향을 바꿔 슈팅까지 연결한 장면과 후반 15분께 이청용이 미드필드부터 3명을 떨어뜨리고 드리블한 장면은 4만여 구름관중을 홀리고도 남았다. 아이티전에서 10여분 출전에 그친 뒤 이날 선발로 나선 김보경도 노련하게 경기를 조율하며 합격점을 받았다.
하지만 이들 유럽파 삼총사의 부지런한 움직임을 골로 마무리 지을 골잡이가 없었다. 홍 감독은 선발로 내보낸 원톱 공격수 조동건(수원)을 후반 시작하자마자 구자철(볼프스부르크)로 교체했지만 이렇다 할 소득이 없자 후반 32분 구자철을 불러들이고 이근호(상주)를 투입했다. 이근호가 경기종료 직전 절묘한 헤딩으로 만회골을 터뜨리기는 했지만 홍 감독의 표정은 어두웠다. 홍 감독은 그동안 김신욱(울산)ㆍ김동섭(성남)ㆍ조동건ㆍ지동원(선덜랜드) 등을 원톱으로 시험해봤지만 전부 기대에 못 미쳤다. 대표팀은 다음달 12일 브라질에 이어 15일 말리와 국내에서 평가전을 치른다.
한편 홈에서 가나와 평가전을 가진 일본은 가가와 신지, 엔도 야스히토, 혼다 다이스케의 연속골로 3대1 역전승을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