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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이 새로운 경영 체제 10개월이 다 돼가는데도 전임 최고경영자(CEO)와의 질긴 인연을 끊어내지 못한 채 힘겨워하고 있다.
당장 어윤대 전 KB금융그룹 회장 측이 스톡그랜트(성과 연동형 주식 보상)를 강하게 요청하고 있는 점이 영 마뜩치 않다. 어 전 회장이 재임 당시 국민주택채권 위조, 도쿄지점 횡령 등 사건·사고에 연루된 만큼 인센티브 지급은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성과급 반납 의사를 밝혔던 민병덕 전 국민은행장도 좀처럼 '행동'으로 옮기는 모습을 보기 힘들다.
24일 금융계에 따르면 어 전 회장 측은 최근 KB금융에 경영실적 내지 주가 수준에 따라 주식 또는 주식에 준하는 현금으로 지급하는 스톡그랜트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톡그랜트는 지난 2010년 금융당국이 각 업권별 모범규준을 만들어 권고한 사항으로 단기 성과의 결과물인 스톡옵션과는 차이가 있다.
KB금융의 한 고위 관계자는 "어 전 회장이 스톡그랜트 지급을 원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직 그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KB금융이 스톡그랜트 지급에 난색을 표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어 전 회장 재임 당시 국민주택채권 횡령 사고와 도쿄지점 부당 대출 사건이 벌어져 CEO로써 책임이 전무하다고 할 수 없기 때문이다. KB금융 측은 아직 어 전 회장에 대한 평가보상위원회를 열 계획을 하고 있지 않다.
국민은행은 최근 국토교통부로부터 국민주택채권 횡령 사고의 책임으로 기금 수탁 업무 중 청약저축과 주택채권 신규 취급 업무 3개월 영업정지를 통보받았다. 같은 날 도쿄지점 부당 대출과 관련해 검찰이 김모 전 지점장 등 2명의 국민은행 도쿄지점 임직원을 기소하기도 했다. 어 전 회장의 요청이 KB금융 입장에서는 불편할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아울러 해당 사건들과 관련해 민 전 행장은 지난해 책임질 일이 있다면 성과급을 반납하겠다는 입장을 지난해 표시했지만 아직 구체적인 모습을 보이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 전 행장은 지난해 6월 5억7,000만원의 성과급을 지급받았다. 당시 민 전 행장은 국민은행에 보낸 서신에서 "최근의 일련의 사태와 관련해 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성과급을 지급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있다"면서 "받은 성과급에 대해 언제든지 반납할 의사가 있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은 현재 어 전 회장, 민 전 행장 등이 해당 사건에 연루됐는지를 종합적으로 따져보고 있다. 금감원의 한 관계자는 "두 사건 모두에서 연루된 국민은행 직원들의 과실이 있는 것이 맞으며 해당 CEO의 연루 내지 처벌 여부를 포함해 전체적으로 검사 결과를 처리하고 있다"고 말했다.